|분석| 지방병원 심장수술 황폐화
보건복지부가 흉부외과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수가를 100% 가산했지만 지방병원들이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방대병원 흉부외과의 현주소는 3일 심평원이 공개한 2009년도 수술시 예방적 항생제 사용 평가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심평원은 2009년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171개 병원, 131개 종합병원, 44개 상급종합병원의 위수술, 대장수술, 심장수술 등 8개 수술의 수술전후 항생제 사용실태를 조사했다.
이중 심장수술의 경우 이들 346개 기관 가운데 12개 상급종합병원과 2개 종합병원만이 평가를 받았다.
이와 관련 심평원 관계자는 “전체 의료기관 가운데 3개월간 심장수술 건수가 5건 이상이면서 조건을 충족하는 기관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했다”면서 “평가 기관이 14개에 불과한 것은 그만큼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 병원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가운데 3개월간 심장수술을 5건 이상 시행하는 곳이 전국적으로 14개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도 같은 기간의 수술시 예방적 항생제 사용 평가에서 평가 조건을 충족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 각각 8개, 3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3개가 증가한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심장수술이 서울 대형병원으로 더욱 집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8년 심장수술 항생제 평가 기준을 충족한 병원을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건국대병원 등 5곳이었다.
2009년 평가에서는 이들 5곳을 포함해 서울성모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추가됐다.
대구지역도 2008년 경북대병원만이 평가를 받았지만 2009년에는 계명대 동산병원이 평가 조건을 만족시켜 1곳이 늘었다.
광주와 전북지역 역시 2008년에는 평가를 받은 병원이 전무했지만 지난해에서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이 새로 평가를 받았다.
부산지역은 2008년, 2009년 동아대병원만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인천의 가천의대 길병원, 경기도의 아주대병원의 경우 2008년 평가를 받았지만 2009년에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평가에서 빠졌다.
강원, 충청, 전남, 경남, 경북, 울산 등의 병원들은 2008년, 2009년 평가를 받은 곳이 전무했다.
그만큼 수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심장수술의 서울 편중현상이 더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내과적 중재시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개흉수술 건수가 줄어든 것도 심장수술 감소의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