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현상이 심상치 않다. 지난 11일 엔화가 1달러 대비 84.73달러를 기록, 85엔 대의 벽이 허물어 졌기 때문이다.
이는 1995년 7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은 것.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달러 대비 엔화 강세에 우려를 표명하고 공동 대응 의사를 나타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1170원 대로 떨어졌던 엔화 환율이 8월 기준 1380원 대로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와 맞물려 엔화 환율이 다시 급등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09년 1600원 대로 치솟았던 엔화 환율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인 것이다.
엔화 대출을 받았던 의사들 사이에서 또 다시 엔고 현상으로 상환해야 할 원금이 눈덩이로 불어나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8월 기준 금리는 일단 동결됐지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 안정을 우선이 중요 과제라고 언급,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보여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엔고와 금리 상승이 현실화 될 경우, 엔화 대출자들이 원리금 상황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2009년 초 엔고 현상이 장기화 됨에 따라 추후 엔화 환율이 떨어져 환차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엔화 대출 받은 사람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엔화 대출로 갚아야할 금액이 원금의 2배에 달한 개원의들은 리스크를 무릎써서라도 환차익으로 손해를 만회할 생각이었지만 불과 1년 반 새 다시 엔고가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엔화 대출을 받았던 서초구의 한 개원의는 "한화 기준으로 6억원 정도 대출 받았지만 지금 상환해야할 금액은 10억원에 달할 정도"라며 "이자부담도 6~8배 증가한 상황에서 엔고가 현실화 될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불안한 속내를 털어놨다.
하나은행의 외환 담당 관계자도 엔고가 장기화 될 경우, 엔화 환율도 덩달아 인상될 가능성이 있어 엔화 대출자에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