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인상한 지 한달. 하반기에 추가 인상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신규 개원을 위해 대출을 한 개원의들 사이에선 부쩍 심리적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1일 닥터론 등 의사 대출을 맡고 있는 하나, 외환, 기업 은행에 문의한 결과 대부분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평균 0.2% 이상 금리를 올린 상황이다. 하지만 고객들의 대출 문의 감소와 같은 변화는 아직 없다는 게 은행 측의 전언이다.
외환은행 닥터론 담당 관계자는 "지난 달 기준금리 인상으로 닥터론 금리가 평균 0.2% 정도 올랐다"며 "아직까지는 개원 문의가 준다든지 금리 인상에 예민하게 대응하는 반응은 없다"고 전했다.
이자율 6%, 대출금 3억원을 기준으로 0.25% 금리가 상승하면 월 150만원의 이자에서 156만원으로 6만원 정도 늘어나는 것이라 그리 큰 부담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대출을 받은 개원의들의 말은 달랐다. 이자 부담 외에 고려할 요소가 많다는 것이다.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은 "이자 부담이 한달에 몇 만원 올랐다고는 하지만 일년을 기준으로 보면 몇 천만원의 돈이 고스란히 이자로 빠져나가 큰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지적했다.
닥터론의 금리가 대부분 5%대 중반에서 6% 초반에서 형성돼 있는 것을 고려해 볼 때 3억원 대출시 최소 연 1600만원 이상이 고스란히 이자로 빠져나간다는 말이다.
게다가 이자 부담 외에 병원 경영에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것도 언급했다.
경기가 좋지 않아 가격 할인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병원 수익이 크지 않은데다 리스 비용과 이자 비용 한두푼이 아쉬운 때에 금리 인상은 병원 운영에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최신 의료장비를 모두 구매할 수는 없어 리스해 쓰지만, 리스 비용도 매년 오르고 있어 걱정"이라며 "하반기 금리 추가 인상설이 나올 때마다 힘이 빠진다"고 전했다.
덧붙여 그는 "요즘 대출 한도도 많이 줄어들어 신용 대출뿐만 아니라 주택 담보 대출까지 받아 개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무리하게 개원했다가는 금리 인상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 안아야한다"며 여유가 있을 때마다 꼭 대출 규모를 줄일 것을 당부했다.
하나은행 닥터클럽 대출 관계자도 하반기 인상에 따른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지금부터 원금 상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햇다.
그는 "신용등급이나, 대출기간, 상환 방법에 따라 가산 금리가 달라, 하반기에 금리 인상이 이어진다면 대출 규모가 큰 의원에는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며 점진적으로 대출금의 규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