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에서 비싼 약을 싼 약으로 바꿔 처방하는 것에 항의하거나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아 약품비 절감운동에 혼란이 일고 있다.
의사협회 한 관계자는 16일 "약을 바꿔 처방하는데 항의하는 환자들이 많아 약제비 절감이 쉽지 않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생물학적 동등성이 인정된 복제약으로 수면제를 바꿔 처방했는데도 잠이 안온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고혈압 환자는 혈압 조절이 안된다며 평소 복용하던 약을 처방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사례도 매우 다양하다.
일부 환자는 처방약 변경에 거칠게 항의하며 병원을 옮기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개원의는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7~8월 남은 기간 동안 약제비 절감운동을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했는데 환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계속 참여해야할지, 포기해야할지 고민이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문제는 처방약 변경이 오히려 약제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고혈압 약의 경우 장기처방이 많은데, 종전에 먹던 약으로 다시 처방을 받을 경우 약제비가 더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약값이 더 늘어날 뿐 아니라 폐의약품으로 인한 환경오염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의사회 윤창겸 회장은 "처방약 변경 이유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면서 이해시키려 하지만 쉽지 않다"면서 "약제비 절감운동이 복병을 만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