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가 예전같지 않다는 개원의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가운데 이비인후과학회 부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의석 원장이 학회 소식지 최근호를 통해 이유를 분석해 눈길을 끈다.
이 부이사장은 이비인후과가 위기에 내몰린 이유를 차등수가제와 한의사들의 영역침범, 기능을 상실한 건강보험제도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이 부이사장에 따르면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대충 개원해도 매일 100명 이상의 환자를 볼 수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환자가 많아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 부이사장은 차등수가제 시행 이후 개원의들은 1년에 200억원 이상의 정당한 진료수입을 삭감당하게 됐고, 1일 평균 진료비는 전체 전문과중 최하위로 내려앉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숫자로 버티던 진료수입이 차등수가제로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차등수가제 개선 노력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재정중립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된 데 대해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한의사와 일반의 가정의학과 의사들이 이비인후과 진료를 표방하며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것도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 일부 한의원에서 '이비인후과 전문 한의원', '비염치료 전문' 등을 표방하는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이사장은 "여기에 개념없는 일부 개원의는 일반의나 가정의학과 의사를 고용해 자신의 환자를 맡기면서 이비인후과 진료술기를 전수하고 이들이 이비인후과를 표방하는 개원의가 되어 경쟁자로 나타나고 있다"며 개탄했다.
건강보험제도가 댐으로서 기능을 상실해 여기저기 터지는 곳을 막기에 급급하고 있는 것도 이비인후과가 위기에 몰린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부이사장은 "최근 이비인후과 전공의가 과를 바꾸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느니 일부 대학 전공의 지원 상황이 예전같지 않다는 이야기는 소홀히 들어서는 안될 위기의 경고음"이라며 "우리 모두 위기의식을 갖고 조직적으로 대책을 강구하면 위기를 피할 수 있지만 설마하고 있는 사이에 위기는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