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의료원이 9일 오전 7시를 기해 파업에 들어갔지만 노사간 입장의 간극이 좁혀지고 있지 않고 있다. 게다가 노조는 교섭이 금일 타결되지 않으면 10일부터 수술·응급실 인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환자의 불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파업은 원만한 협상을 기대했던 노조의 전망과는 달리 중앙노동위원회의 최종 조정회의에서 사측과 의견 절충에 실패하면서 갑작스레 돌입하게 된 것. 한양의료원은 올해 첫 보건의료노조 사업장의 파업으로 기록됐다.
노조는 인력 확충과 임금 8.7% 인상, 타임오프제 세가지를 주장한 반면, 병원 측은 인력 확충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인 데다 임금 인상폭도 1.5%로 못박고 있어 합의점 도출이 힘든 상황이다.
노조는 계속 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병원 측의 공식적인 반응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영명 노조정책실장은 "사측과 원만하게 대화로 해결하려 했지만 사측의 완강한 거부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며 사측을 비난했다.
전야제에 노조원 1천여명이 참석, 노조원의 뜻을 보여준 만큼, 원만한 타결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는 것이다.
그는 "원만한 타결을 기대해 1천여명의 노조원을 돌려보냈지만 이후 돌아온 것은 사측의 불성실한 대응뿐이었다"고 의료원 측에 파업의 원인을 돌렸다.
나 정책실장은 "임금 총액 8.7% 인상을 요구하다 경영 어려움을 감안, 5% 정도로 낮췄지만 사측은 겨우 1.5% 인상안을 내놨다"며 "지난해 임금이 동결됐는데 이번에도 직원들의 희생만을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병원은 현재 40여명의 결원 자리를 충원할 생각이 없다"면서 "인력 증원은 환자 서비스와 직결된 문제인 데도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타임오프와 관련해 전임자 수 결정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전임자 수 8명을 고수하고 있지만 병원은 5명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병원 측 관계자는 "노조가 인력 증원이나 임금 인상과 같은 대의명분을 내세워 노조원들을 선동하고 있지만 노조의 본래 목적은 전임자 수 확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노조 파업의 주요 이유는 전임자 수 확보 때문이지만, 노조는 이를 숨기고 파업을 위해 다른 대의명분을 내세워 '물타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노조가 주장하는 전임자 수 8명은 병원 측은 절대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는 협상의 문제가 아니라 준법이냐 위법이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임자 수 문제는 노동부에서 정해준 법적 문제라는 것이다.
이렇게 노사간 입장이 극명하게 나뉘고 있어 교섭이 진행되더라도 갈등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노조는 교섭이 원만하지 않으면 수술·응급실 인원을 뺀 모든 노조원과 파업할 것을 예고하고 있어 파업이 확산될 경우 환자의 불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