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해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 "보험료 인상 등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28일 내년도 병·의원 등 요양기관의 수가협상을 앞두고 건강보험공단과 의협을 비롯한 요양기관 단체의 수장들이 마주 앉았다. 수가협상 시작을 알리는 상견례 자리였다.
이날 공단 이사장과 각 의약단체장은 "수가협상을 잘 해보자", "건보재정 확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표시하면서도 팽팽한 신경전도 벌였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의협 경만호 회장이었다. 그는 "정부가 일차의료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는 약품비 절감과 관련해서도 "약품비 절감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나 쌍벌제 등으로 인해 한계가 있었다"면서 "약품비 노력을 지속을 하겠으니 수가협상은 제대로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수가협상 시기를 2월로 앞당겨 '건강보험 재정 상황'에 따른 정치적 결정을 배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약사회 김구 회장은 보험료 인상을 통한 건강보험 재정 확대를 주장했다. 그는 "국민 보험료가 너무 낮다"면서 "보험료 수준을 10%까지 확대해 (의료공급자가) 최상의 의료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강화와 수가 현실화는 배치되지만 일방적 의료인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면서 "의원, 한의원, 치과 등 일차의료기관이 활성화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일하게 일차의료와 다른 영역인 병협 성상철 회장은 "의료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라도 병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협상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형근 이사장은 건강보험이 의료인의 노고로 유지되고 있는 점은 치하하면서도 국민의 입장에서 전반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가를 급여만으로 평가할지, 경영수지로 평가할지 방법이 통일돼 있지 않다"면서 "올해 1조 3천억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으며 OECD 평균 보다 진료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아울러 "상급병원, 개인병원을 나눠서 수가협상이 필요하다"고 제안하면서 수가협상 구조를 바꾸기 위한 논의 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민사회가 추진 중인 국민의 추가 부담을 전제로 한 '보험료 1만 1천원 더 내기' 운동에 대해서도 취지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수가협상 상견례에서는 '경제불황'이 주요 키워드였다면 올해는 '건강보험 재정' 문제가 주요 관심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견례 직후 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은 "건강보험 재정 문제 등에서 큰 틀에서 논의가 있었으며 보험료 인상에 대해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