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시부트라민 비만약 시장 철수 소식에 국내 비만약 시장도 덩달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 식약청 역시 미 FDA의 결정에 따라 시장 퇴출이라는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농후해지면서, 그간 시부트라민 제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던 펜타민, 펜디메트라진, 마진돌 등 향정약 처방 증대가 점쳐지는 것.
다만, 향정약이 장기처방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어 의사들의 비만약 처방폭은 크게 좁아질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청은 지난 9일 시부트라민 제제의 안전성 재검토에 착수했다. 국내 시장 퇴출 여부를 결정짓기 위해서다.
식약청은 추후 논의 과정을 거쳐 이번주 내로 시판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업계는 이미 시부트라민 제제의 시장 퇴출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관심이 가는 부분은 변화될 처방 패턴이다.
일부 개원가에서는 벌써 펜타민, 펜티메트라진, 마진돌 등 향정신성 식욕 억제제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형국이다.
한 개원의는 "시부트라민의 처방이 중단되면, 펜타민 등 향정약을 쓰게 될 것 같다"며 "다만 의존성이 강한 이들 약물은 장기 처방이 가능한 시부트라민과는 달리 3개월 이상 복용이 어려워 자주 약물을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오르리스타트는 이미 시부트라민과 오남용 의약품으로 지정, 이번 사태로 의사들의 선택을 많이 받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처방 패턴 변화가 예고되면서, 일부 개원의는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매출 하락에 대한 염려한 탓이다.
또 다른 개원의는 "그간 리덕틸을 복용한 환자들이 시장 철수된 약을 처방했느냐 등의 반감을 갖고 재방문을 꺼려할 수 있다"며 "비만약을 많이 처방했던 의원들의 매출 하락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비만약 시장 1위 품목의 시장 퇴출이 유력해지면서, 처방 패턴의 일대변화가 감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