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는 매회 세계 성의학회에 메인 스폰을 섰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학회에는 부스조차 없었다. 내년 특허가 만료되는 '비아그라'에 대해 더 이상 마케팅이 필요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최근 세계 성의학회(ISSM) 진행을 성공리에 마친 한 고위 관계자의 볼멘소리다.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나란히 1~3위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들이 최근 대조적인 마케팅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후발주자인 '시알리스' 릴리와 '자이데나' 동아제약이 데일리 요법(하루 한 알)을 강조하는 등의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면 '비아그라' 화이자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실제 릴리와 동아제약은 발기부전치료 시장을 잡기 위한 마케팅이 한창이다.
양사 모두 하루 한 알 먹는 저용량을 선보이며, 시장 재편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먼저 릴리는 최근 IMS데이터를 토대로 한 보도자료를 통해 '비아그라'와의 시장 점유율 차이를 1년 사이 큰 폭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데일리 요법이 적중한 탓이라고 했다.
실제 '시알리스'는 올 2분기 관련 시장 시장점유율에서 1위 '비아그라'(31.2%)와의 격차를 한 자리수 이내(7.8%)로 좁혔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15.3% 차이였다.
동아제약 역시 적극적이다. 저용량 출시로 빠른 시일 내에 시장 점유율 25%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마케팅 본부장은 "'자이데나' 데일리 요법으로 내년 300억원 대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약은 올해 200억원 대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원조약 '비아그라'를 보유한 화이자는 이들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이다.
최근 열린 세계 성의학회만 보더라도 화이자는 부스를 세우지 않았다.
세계 성의학회 한 고위 관계자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성의학회라 이 분야를 대표하는 화이자의 지원을 기대했지만 실상은 달랐다"며 "화이자는 매회 메인 스폰을 섰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부스조차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무래도 약이 나온지 10년이나 됐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이 필요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반면 릴리와 동아제약은 적극적인 후원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최근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후발주자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