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가 약제비 절감과 회계자료 제공 협조 등의 부대조건으로 내년도 1%의 수가인상률에 합의했다.
병원협회(회장 성상철)는 19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새벽 건보공단과 2011년도 요양급여비용 상대가치점수당 단가를 64.9원으로 정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 수가보다 1% 인상된 것으로 지난해 1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에 따른 약품비 절감 관련 수가조정률(-0.9%)을 반영한 최종 수가이다.
병협과 공단은 이날 ▲약품비 절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정책적 변수를 제외한 약가절감을 할 경우 인센티브를 차기 수가협상에 적극 고려할 수 있다 ▲의료기관의 회계 투명성 강화에 노력하기로 하며, 환산지수 연구 등을 위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회계자료를 제공하는데 협조한다 등의 부속합의서에 동의했다.
병협 이상석 상근부회장은 “약품비 절감의 구체적인 수치 제시 없이 디스인센티브를 제외한 인센티브만을 반영하기로 했다”면서 “회계 자료도 의무화가 아닌 협조 차원의 상징적인 의미”라며 부대조건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상석 부회장은 “공단은 약품비 절감의 책임을 물어 총액계약제 연구와 회계자료 제출 의무화 등의 부대조건으로 시종일관 압박했다”고 전하고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협회의 강경한 입장을 반영해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조건에서 1% 인상에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밤샘 협상에서 공단측은 병원급의 약품비 절감 패널티로 최소 0.9%에서 최대 1.4%를 제시했으며, 병협측은 자체 분석을 통해 수가 인상률을 1.9%에서 2.4%까지 전망했다.
양측은 이를 바탕으로 패널티와 수가인상률 최소화를 기반으로 새벽 3시 20분 내년도 수가 1.0% 인상에 합의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이상석 부회장은 “협상이 결렬되어 건정심으로 갈 경우 수가 동결 또는 마이너스가 예상됐다”면서 “일부 회원병원의 불만도 있겠지만 벼랑 끝에서 협상을 했다”며 핑퐁게임이 오간 협상과정의 심정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공단이 환산지수 연구결과의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마이너스 두 자리였다”고 말하고 “가입자 중심의 현 협상체계에서 공단이 칼자루를 쥐고 병협은 칼 끝을 쥔 형국”이라고 피력했다.
이상석 부회장은 “약품비 절감이라는 2010년 수가협상의 부대조건 하에서 선방했다고 여긴다”면서 “1% 인상을 받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산재와 자보 등과 연동되는 만큼 실리를 생각했다”고 막판까지 고민한 병협 협상단의 고뇌를 내비쳤다.
병협의 수가협상단에는 이상석 상근부회장을 비롯하여 정영호 보험위원장, 소의영 아주의료원장, 김상일 보험이사 등 4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