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에서 퇴출된 '아반디아(성분명 로시글리타존)'의 빈자리는 DPP-4 억제제가 상당부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에 나온 당뇨신약으로 기존 약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인크레틴 기반 약물로 인위적인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당뇨병 국제 학술대회에서도 DPP-4 억제제가 향후 당뇨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DPP-4 억제제의 원리는 인크레틴을 불활성화시키는 효소를 억제하는 것이다.
인크레틴은 뇌에서 식욕을 감소시키면서 췌장에서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하고 인슐린분비 기능을 향상시키는 기능을 한다. 또 간에서는 단신생을 억제하고, 위에서 위장관 운동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한마디로 인크레틴이 몸속에서 제 역활을 하면 혈당 조절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반면 당뇨 환자들은 인크레아틴의 기능이 손상돼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박성우 이사장은 "끊임없이 인크레틴의 생산과 활동을 방해하는 체내 효소가'DPP-4'라는 효소인데, 이 DPP-4를 억제하면 인크레틴의 생산과 작용이 증가돼 혈당 조절이 잘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나온 DPP-4 억제제는 '자누비아'와 '가브스', 단 2종.
두 약물은 최근 당뇨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듯 국내에서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 3분기만 봐도 '자누비아(시타글립틴)'와 '가브스(빌다글립틴)'는 각각 113억원, 48억원 어치의 원외처방액을 보였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63.77%, 100% 증가한 수치다.
한 당뇨병 전문의는 "DPP-4억제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계열이 됐다. 반면 기존에 많이 쓰던 설포닐우레아, 로시글리타존, 피오글리타존 등은 사용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신약은 장기적인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아 의사 이밪ㅇ에서는 초기부터 적극적인 처방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며 "보통 5년 정도 두고 보며 안정성을 평가하고 처방을 늘리는 것이 대부분인데 DPP-4 억제제는 이런 추세를 뛰어 넘었다. 처방 패턴이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