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협회가 최근 저가구매제 부작용을 알리기 위해 병원협회와 도매협회, 그리고 일부 병원들과 연이은 간담회를 갖고 있지만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저가구매 부작용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데, 제약업계의 중심축인 협회가 보여주기식 행보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제약협회는 최근 한달간 병원협회와 도매협회와 자리를 가졌고, 삼성의료원, 서울아산병원, 경희의료원 원장들과 만나 저가구매제에 대한 부작용을 알리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주요 내용은 ▲병원의 지나친 가격할인 요구 ▲ 제약사-도매상의 무모한 출혈경쟁 등은 건강보험의 안정적 운영과 국민건강 보호 차원에서 자제돼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것이다.
저가구매제가 상당한 문제점과 개선 과제가 있다는 것을 의료현장에서 재확인한 자리였으며, 의료계와 제약계가 동반자적 발전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갔다는데 뜻을 같이했다는 것이 제약협회의 주장이다.
하지만 실상은 거꾸로 흘러가고 있다.
국내제약사 뿐만 아니라 다국적제약사까지 도매업계에 1원 낙찰 오더권을 주며 과열 경쟁이 속출하고 있고, 병원은 이를 이용해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상위 모 관계자는 "최근 제약협회가 이곳 저곳 다니며 뭔가 하고 있다는 식의 언론보도를 많이 하고 있다"며 "솔직히 다니는 곳마다 공감을 얻어냈다고 하는데 실상은 전혀 딴 판이다. 협회가 뭘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다른 상위 모 임원도 "제약협회가 힘들 때 중심을 잡아줘야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이같은 반응에 대해서는 제약협회도 일정 부분 인정했다.
제약협계 고위 관계자는 3일 "저가구매제 부작용을 막는 실질적 방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라며 "중요한 것은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차근차근 하다보면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제약협회 관계자도 "업계의 반응은 이해한다"며 "하지만 당장 도깨비 방망이 휘두르듯 제약협회가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관련 단체들을 만나 생각들을 모아 최종적으로는 정부 설득 과정으로 쓰이지 않겠느냐"며 향후 계획을 내비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