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공중보건의사들이 하루에 최대 몇 명까지 예방접종할 수 있을 것 같나요?”
얼마 전 만난 공중보건의사는 지난 해 신종플루 대란이 일어났을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며 이 같이 물었다.
‘대략 100~200명쯤 아닐까’ 생각하고 있을 때 공중보건의사는 “심각할 땐 하루에 1000명도 넘는 인원을 예방접종 했다”며 “예진도 형식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지난해 신종플루 대란으로 공중보건의사 한명이 수천 명을 예방접종하는 내내 의료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늘 따라다녔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예방접종 인파가 밀려드는 상황에서 정확한 예진을 했을리 만무하고 예방접종도 급하게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접종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즉각 민원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공중보건의사들은 하는 수 없이 위험을 무릎쓰고 하루 수천 명의 접종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면 얼마 전 목포시보건소에서 공중보건의사의 예진 없이 간호사에 의해 예방접종이 진행된 사실이 적발돼 행정처분 위기에 놓은 사건은 이미 예고된 일이 아니었을까.
문제는 예방접종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의사에게 있다는 것이다. 보건소의 잘못된 정책은 공중보건의사를 보호해 줄 수 없다.
보건소 예방접종사업에 대한 변화 없이는 앞으로 목포시보건소 공중보건의사와 유사한 사례는 계속될 것이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예방접종은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