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에서 행하는 전문재활치료를 일당정액수가에 포함시킬 경우 노인들의 잔존능력을 저하시켜 삶의 질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김덕진 회장은 복지부가 요양병원에 적용되고 있는 일당정액수가체제를 개편할 움직임을 보이자 우려를 표명했다.
복지부 이스란 보험급여과장은 최근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추계학술대회 특강에서 요양병원 수가 개편을 예고하고 나섰다.
이 과장은 “현 요양병원 수가 수준과 일당정액수가로 포괄하는 범위가 적절한지 연구중”이라면서 “일당정액수가에서 보상하지 않고 별도로 보상하고 있는 전문재활치료, 전문약 투여에 대해 포괄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재활치료나 전문약 약제비를 일당정액수가에 반영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김덕진 회장은 “단순히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기 위해 전문재활치료를 일당정액수가에 포함시키면 요양병원의 재활치료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노인들은 잔존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이렇게 되면 국가적으로 더 큰 비용을 초래하고, 무엇보다 노인들의 삶의 질과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에 재정 논리로 접근해선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회장은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노인의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건강보험 재정에서 요양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불과하다”고 환기시켰다.
노인요양병원협회가 최근 발간한 <요양병원 실무지침서>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요양병원 실무지침서>는 진료, 간호, 영양, 원무, 심사, 용어, 법률, 현지조사 대비 등 요양병원 업무와 관련된 전분야를 표준화한 것이다.
김 회장은 “<요양병원 실무지침서>는 노인의료를 표준화하고,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편찬한 것으로, 노인의료 역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이라면서 “앞으로 무료교육을 시행해 전반적인 서비스 질 향상을 도모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서비스의 질이 낮은 요양병원의 구조조정도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부 요양병원들이 진료비를 할인하고 있는데 이는 서비스의 질 하락을 초래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덕진 회장은 “정부는 이런 요양병원들이 요양시설로 전환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협회 역시 지속적인 자정 노력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