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지역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수도권 지역으로 이전을 고려했던 성바오로병원이 방향을 틀어 현 병원과 별개의 제2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성바오로병원 관계자는 7일 "과거 확장 이전을 준비했었지만 지금은 우선 잔류를 결정한 상태"라며 "이전 비용에 기금을 더해 제2병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새로이 지어지는 제2병원은 700병상 규모로 검토되고 있다. 현재 본원이 400병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만약 새 병원 설립이 확정되면 성바오로병원은 1100병상급 대형병원으로 새로 태어난다.
하지만 서울내에 과연 700병상 규모의 새 병원을 지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부지 확보가 쉽지 않을 뿐더러 수천억에 달하는 건축비용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지적도 있다.
이로 인해 성바오로병원도 청량리 재개발이 결정될 당시에는 우선 이전을 검토했었다.
가장 먼저 검토됐던 곳은 신내동. 2006년 당시 신내동 부지에 1000병상 규모로 확장 이전하겠다는 계획이 구체화됐었지만 서울시와 협의가 틀어지면서 무산됐다.
이후 이전 부지로 선택된 곳은 양주였다. 신내동 이전이 무산되자 성바오로병원은 양주로 이전을 결정하고 일정 부분 토지 매입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2008년 가톨릭중앙의료원으로 편입되면서 이같은 계획은 전면 백지화 됐고, 최대한 이전을 막아보되 어쩔 수 없다면 인근 지역으로 이전한 뒤 제2병원을 설립하는 방안이 제시된 것이다.
새병원 설립비용은 우선 서울시에서 지급하는 이전 보상금을 기초로 발전기금 형식으로 자금을 모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청량리 재개발 사업이 2013년 부터 추진되는 만큼 2년간 기금을 모아 신축 기금을 마련해 보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병원과 의료원 측은 이같은 계획이 공개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아직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환자와 직원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 관계자는 "제2병원 설립을 검토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은 아무 것도 구체화 된 것이 없다"며 "여러가지 가능성을 놓고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공연히 확정되지 않은 계획들이 공개되면 환자와 직원들이 동요할 수 있다"며 "확실한 계획이 서면 공식적인 발표가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