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가 최근 신년기획으로 지난 10년간의 의료환경 변화를 점검한 결과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재확인됐다.
우선 2000년대 들어 빅5가 몸집 불리기를 시작한 이후 입원, 외래환자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고, 이대로 방치할 경우 서울에 위치한 대학병원들까지 고사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또한 대학병원들이 수술의 질을 높이기 위한 차원을 넘어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리하게 고가의료장비를 도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로봇수술장비인 <다빈치>다.
연세의대 비뇨기과교실 양승철 교수는 지난달 27일 보건의료연구원이 주최한 로봇수술의 의료기술평가 토론회에서 다빈치 수술을 혹독하게 비판해 주목받은 바 있다.
양 교수는 “로봇수술을 한국에 들여온 사람으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서 “지금의 로봇수술 열풍은 말도 안되는 넌센스에 불과하다”고 고백하기까지 했다.
여기에다 지난 10년간 전공의 지원현황을 분석한 결과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등은 지원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더라도 전문성을 살릴 수 없는 왜곡된 의료환경이 원인이다.
복지부는 이런 의료전달체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의료기관 기능재정립 TF>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중이다.
TF에서 검토하고 있는 일차의료 활성화, 의료전달체계 개선책 등은 이해관계가 상충돼 벌써부터 논란이 일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한국 의료의 미래가 매우 불투명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