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건강보험 재정이 1조 3천억원 당기적자로 마감됐다. 누적적립금은 9500여억원이 남았다.
올해 건강보험 재정 전망 역시 밝지 않다. 보험료율이 5.9% 인상됐지만 당기 수지를 유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건보공단이 밝힌 대략적인 추계만 해도 5000억원의 당기수지 적자가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라면 내년도 대폭적인 보험료 인상이 없는 한 2012년 하반기엔 건강보험 재정은 모두 소진돼 차입 상황이 도래할 것이다.
의료급여 재정 역시 마찬가지로 이미 작년 12월 의료급여환자 진료분은 올해 예산으로 메우는 상황이다. 추경예산이 편성되지 않는다면 올해 하반기 대규모 의료급여 미지급 사태가 예고되고 있다.
이러한 건강보험, 의료급여 관련 재정 악화는 다시금 사회적으로 조명 받을 수밖에 없다. 2012년 대선에서 건강보험 재정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러한 상황에 근거한 것이다.
이제는 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근본적으로 관리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나면 국민에게도 의료공급자에게도 결코 긍정적일 수 없다.
단순히 보험료의 획기적 인상, 건강보험공단의 비상경영, 혹은 담뱃값 인상 등 하나의 방안으로는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도래하기 전에 심각성을 인식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올 한해 보건의료계가 건강보험 재정 문제를 시작으로 그간의 갈등을 접고 대타협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