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자단체연합회(한환연)가 대형병원 경증 환자의 외래 진료비·약제비 본인부담률 인상안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한환연은 11일 성명서를 통해 "대형병원의 외래 경증환자 쏠림현상을 해소하고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겠다는 보건복지부의 정책에 반대하지 않지만 의원, 병원 등 의료공급자에 대한 통제없이 환자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해 7월 대형병원 외래 환자 부담률을 50%에서 60%로 인상했지만 대형병원의 경증환자 외래는 크게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환연은 "본인부담률 인상은 실효성 있는 해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다시 외래진료비뿐만 아니라 외래처방 약제비의 환자 본인부담률까지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내놓았다"고 꼬집었다.
한환연은 이어 "환자들이 왜 대형병원에 가는지 그 이유를 복지부가 정확히 알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추가비용을 부담한다고 해서 환자 쏠림 현상이 개선될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고 본인부담률 인상안을 평가절하했다.
환자들이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하면서까지 대형병원을 찾는 이유는 동네 병·의원의 질적 수준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환연은 "동네 병·의원의 질적 수준을 높이지 않고 단순히 환자 부담을 높여 경증 환자의 대형병원 집중화를 막겠다는 것은 임시변통에 불과하다"면서 "결국 경제적 능력이 없는 저소득층만 대형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불평등을 낳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한환연은 환자 쏠림 현상 해결을 위해 질병과 중증도를 기준으로 대형·지역병원, 의원이 각각 치료해야 할 환자를 분류하고 이에 따라 수가를 차등해 지급할 것을 제안했다.
또 대형병원에는 입원 수가를 높이고 외래 수가는 낮춰 자연스럽게 입원에 집중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환연은 "주치의제도는 동네 의원을 환자가 믿고 찾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적인 제도"라면서 "하루 속히 주치의제도를 시행하도록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