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부인과 전문의가 요양병원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대학병원부터 중소병원까지 돌고 돈 산부인과 의사들이 경쟁을 피해 요양병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한 몸부림인 셈이다.
이는 산부인과 의사 개인의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실제로 산부인과의사회는 얼마 전 300병상 미만의 의료기관까지 산부인과 설치 의무화를 복지부에 요청했다.
이어 최근에는 요양병원까지 산부인과 설치 의무화를 주장하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산부인과의사회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물론 300병상 미만의 의료기관에 산부인과 설치를 의무화 한다면 의료 접근성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산부인과 의사가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다가 결국 외부에서 활로를 찾는 것 같아 안타깝다.
또한 이 같은 대책은 진정으로 산부인과 의사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얼마 전 만난 한 산부인과 의사는 "솔직히 최소한의 경제적 여건이 허락한다면 분만을 계속하고 싶다. 하지만 지금은 최소한의 유지도 힘들다"고 했다.
즉, 수익적인 부분도 무시할 순 없지만 산부인과 전문의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싶다는 얘기다. 이 평범한 산부인과 의사의 고민이 산부인과 개원가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더 이상 일시적인 대책이 아닌 산부인과 전문의가 사명감을 느끼며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대안이 나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