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라식안과 김모 원장. 안과 질환을 접고 라식수술만 하는 안과로 개원한 지 8년째다. 나름 자리를 잡았지만 최근 라식 안과의원이 급증하면서 위기감을 느껴 백내장 진료 병행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피부 레이저 시술에 집중했던 B산부인과 박모 원장. 그는 얼마 전부터 산전진찰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3년 전 부터 산부인과 진료를 줄이고 피부·미용 진료에 집중했지만 막상 환자가 뜸했기 때문이다. 비급여 비중을 늘리면서 매달 수익이 일정하지 않아 불안했던 것을 생각하면 뒤돌아보고 싶지도 않다.
최근 맹목적으로 비급여에 매진하던 개원의들이 급여 진료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자신의 전문과목과 무관하게 미용·성형 등 비급여 진료에 몰렸던 개원의들이 최근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줄 수 있는 급여 진료에서 성공 개원의 답을 찾고 있다.
치열한 개원 경쟁으로 늘 불안에 떨어야 하는 비급여 진료의 한계를 맛 봤기 때문이다.
피부·성형 등 비급여 진료 시장은 개원 과열로 진료비 덤핑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데다 치열한 시장에서 피부과, 성형외과 등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개원의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란 만만치 않다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A산부인과 김모 원장은 “한때 동료 산부인과 개원의들이 붐처럼 미용성형을 배우러 다니는 등 비급여 진료에 주목했지만 요즘엔 오히려 급여가 적용되는 산과 진료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젊은 산부인과 의사 중에는 비급여 진료 일색에서 분만 산부인과병원을 꿈꾸는 동료가 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비인후과도 마찬가지다. 이비인후과의사회는 회원들에게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즉,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미용·성형 진료를 시작하기보다는 감기 이외에도 축농증 수술, 편도선 수술 등 이비인후과 본연의 진료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 홍성수 회장은 “비급여 시장은 충분한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라면서 “차라리 호흡기, 청각 질환 등 이비인후과의 전문 분야에 도전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은 비급여 시장이 화려해 보이지만 전체 시장규모를 따져볼 때 급여시장이 더 크다”면서 “그만큼 더 많은 기회가 있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도 “저출산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회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산전 진료에 대해 수가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이는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