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집단들의 진흙탕 개싸움

이창열
발행날짜: 2004-07-26 00:10:11
의료계와 약계의 진흙탕 개싸움이 정도를 벗어나면서 무더운 날씨에 더욱 짜증나게 하고 있다.

50여명의 조직원을 동원하여 회칼 대신 캠코더를 쥐어주며 약사들의 불법 대체조제에 ‘작업 들어가겠다’고 나서는 대한내과의사회(회장 장동익)나 당장 중단하지 않으면 고발 약국수의 2배로 병의원의 불법행위를 고발하는 것으로 보복하겠다고 공갈치는 서울시약사회(회장 권태정)의 꼴불견은 조폭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양 단체에서 서로의 불법행위를 고발하겠다고 으르렁거리자 상위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는 회원들에게 발송한 긴급 전언문을 통해 각별히 몸조심하라고 당부하는 추태를 보였다.

회원들의 부정을 보호하는 것이 협회의 설립목적은 아닐 것인데 현재 우리나라 의사단체와 약사단체를 이끌고 있는 집행부의 저급한 직업윤리 수준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밥그릇만 있을 뿐 국민은 없다.

약사들의 불법대체조제 또는 불법의료행위나 병의원들의 부정이 있다면 협회는 그러한 부정을 비호할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은 물론 선량한 대다수 회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추상같은 자체 징계를 내려야 할 것이다.

그것이 그들이 자신들 필요에 의해 때때로 주장하는 전문가단체의 자기 규율이다.

이번 의료계와 약계의 ‘더러운 전쟁’은 약대 6년제 파동에 이어 경북 안동에 사는 60대 여성이 10년 동안 약사가 불법 임의조제한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하여 회복이 불능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의 기획 발표 이후 촉발됐다.

약사회에서 해당 약사에 대한 경위를 조사하여 징계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또한 의협에서 부당·허위청구를 포함하여 심심치 않게 신문 사회면 귀퉁이를 장식하는 비위 의사들에 대해 징계했다는 발표 한번 듣지 못 했다.

약사들의 불법의료행위와 의사들의 부당·허위 청구는 돈벌이를 위해 국민건강을 파괴하고 보험재정을 파탄내는 원흉으로 양 단체간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 엄혹하게 처벌되어야 할 범죄행위이다.

제 뒤 구린 줄 모르는 의료계와 약계의 진흙탕 개싸움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오피니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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