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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보궐선거, 화합 목표 빼곤 후보자 3인 3색

발행날짜: 2014-05-19 06:11:50

대통합 '공통분모', 공약·방법론·정치적 성향은 각양각색

(왼쪽부터 가나다 순) 박종훈 후보, 유태욱 후보, 추무진 후보
17일 입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면서 의협 회장 보궐선거는 박종훈·유태욱·추무진 후보의 3파전(가나나순)으로 확정됐다.

의협 회장 불신임 등 의료계 내분으로 인해 보궐선거가 진행된 까닭에 세 후보는 갈등의 치유와 의협의 화합이라는 공통 분모를 기치로 내걸었다.

반면 정치적 노선과 원격진료 시범사업, 향후 주요 회무 추진 사항 등에서 각자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후보자들이 밝힌 주요 공약과 정치적 노선을 정리했다.

화합이 최우선 목표…방법론은 각양각색

출마의사를 밝힌 각 후보자들은 대부분 의협 내부의 갈등을 해소하는 소통의 리더쉽을 공통 기치로 내걸었다.

이는 의협이 집행부와 대의원회·시도의사회, 집행부와 비대위 등으로 분열된 상황을 의식했기 때문. 분열의 책임을 들어 노 전 회장이 낙마한 만큼 이번 보궐선거의 출마자들은 '화합의 리더쉽'을 공통 분모로 하고 있는 것이다.

박종훈 후보
먼저 박종훈 후보는 16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직후 "현재 의사협회 문제 중 가장 큰 문제가 분열이다"면서 "수의계약 건수를 낮추는 등 회계의 투명화를 우선적으로 이뤄 회원들이 의협을 신뢰하고 지지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원의 2년을 시작으로 온갖 봉직의 생활과 무급 펠로우까지 많은 직역을 두루 거쳤다"면서 "이런 경험을 토대로 모든 직역을 아우르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의견을 도출하는 토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17일 출마를 공식화한 유태욱 후보 역시 화합을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면서 "현재 의료계가 어지럽고 혼란스럽다"면서 "의료계의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어렵고 힘든 길을 가고자 결심했다"고 출마의 이유를 설명했다.

화합을 위해 수평적 리더쉽을 발휘하겠다는 것이 그의 약속.

유 후보는 "의협의 수직적 리더쉽으로는 대화합을 이끌 수 없다"면서 "각 직역별 독립성 뿐 아니라 시군구, 시도의사회는 자율성을 가지고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전 회장이 내세운 '중앙집권적' 회장 중심 체제 추진과는 분명한 선을 긋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한편 추무진 후보는 화합에 "행복한 진료와 회원님을 섬기겠다"는 약속까지 곁들였다.

추 후보는 "그는 "정부의 각종 규제와 의료 악법 남발 속에 우리들의 현실은 암울하기 그지 없다"면서 "지금의 의료계 상황에 참담한 심경은 저 하나만은 아닐 것"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유태욱 후보
그는 "이런 상황을 종식시키고 회원님을 섬기고 힘있는 의협을 만들기 위해 집행부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회의 주인인 회원님을 섬기며 힘있는, 그리고 하나된 의협을 만들겠다"면서 "대의원회 개혁 등 전임 집행부가 추진한 기본적인 회무 방향을 승계하겠다"고 전했다.

대통합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세 후보의 방법론은 모두 각양각색인 셈이다.

박-유, '안티 노환규' vs 추, '노환규 아바타'

흥미로운 점은 정치적인 색에서도 드러난다.

박종훈, 유태욱 후보는 '안티 노환규' 노선을, 추무진 후보는 노환규 전 후보를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한 만큼 노환규의 '아바타'가 됐다.

먼저 박종훈 후보는 "반 노환규 대 친 노환규의 시선으로 이번 보궐선거를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분명한 '안티 노환규'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박 후보는 "협회장으로 활동하려면 회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회원과의 약속 지켜야 한다"면서 "지난 번 의-정 합의 전까지 노 전 회장은 원격진료는 절대 불가라고 했지만 원격진료 시범사업은 그냥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본인은 회원의 뜻을 받들어 원격진료 시범사업에는 원천 반대한다"면서 "다른 의-정 협의 아젠다를 파기하더라도 원격진료는 안 된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유태욱 후보는 아예 출마의 이유부터 '안티 노환규'에서 시작한다.

유 후보는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불신임 이후 성찰이 필요한 시기에 후보자를 내세우고 선대위원장까지 맡아 의료계를 혼란의 도가니로 집어 넣고 분열만 증폭시키고 있다"면서 "의료계의 대통합을 위해 출마하게 됐다"고 전했다.

추무진 후보
그는 "최근 이슈인 원격진료도 의협 비대위에서는 절대 반대했는데도 의협은 시범사업을 먼저 제안하는 형태로 변질됐다"면서 "비록 죽음을 선택할 지언정 비굴함을 선택해서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노 전 회장을 직접 겨냥했다.

그 역시 원격진료와 시범사업 모두 원천 반대한다는 입장.

반면 노환규 전 회장의 대리전에 나섰다는 평이 나올만큼 추무진 후보는 노환규 라인을 따르고 있다.

추 후보는 "전 집행부의 기본적인 방향은 승계하지만 어떤 면이 전체 회원에게 도움이 될 것인지는 숙고해서 결정하겠다"면서 "원격진료에 기본적으로 반대하지만 (기존 집행부는) 원격진료가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시범사업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실제로 노 전 회장은 "추무진 이사는 개혁집행부의 뒤를 잇기 위해 보궐선거에 출마했다"면서 "추무진 이사의 출마는 저의 출마로 받아들여주면 감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추 전 이사의 출마=노환규의 출마'로 등식화한 부분은 추 전 이사를 노 전 회장의 '아바타'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 더욱이 노환규 집행부에서 이사로 일했던 까닭에 당선시 전임 집행부 수임 사항을 백지화하기란 상당히 어려울 전망이다.

대의원회와 시도의사회를 중심으로 한 온건·보수파들이 노환규 회장의 불신임을 이끌어낸 만큼 '안티 노환규'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박종훈 교수, 유태욱 회장으로 세력이 결집하는 반면, 추무진 전 이사를 중심으로는 대의원 개혁론에 동조하는 회원들이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