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민 전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제39대 의협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사용한 단어들이다.
그는 "임기동안 투쟁위원장만 맡고 싶은 생각이다"란 표현까지 사용하며 '투쟁'과 '개혁'으로 대표되는 진보적 성향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26일 이용민 전 의협 정책이사는 대한의사협회 근처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공약과 선대위원장 내정자 공개 등으로 입후보 의사를 확실히 했다.
그가 내세운 키워드는 첫째도 '투쟁', 둘째도 '투쟁'이다.
그는 "과거 노환규 전 의협회장 시절 정책이사로 일했고 (원격진료를 비롯한 의료영리화 문제를 두고) 전공의들의 투쟁을 끝까지 밀고 나가길 바랬던 사람 중 하나였다"며 "지금까지 의협의 일꾼들이 의료계의 현실 문제를 두루 파악하고는 있었지만 끝까지 강단있게 대응하고 나선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의협 회장들이 잡무에 정신이 없기 때문에 본인이 당선되면 투 트랙 전략을 쓰고자 한다"며 "유능한 부회장과 이사진이 현안 대응을 맡고, 본인은 의사 회원들을 의식화하고 조직화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보 문구 중 하나로 '그 나물에 콩밥'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다른 후보들과 대별되는 후보라는 뜻과 함께, 감옥에 갈 각오로 투쟁 전선에 뛰어들겠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이 전 이사는 "그 나물에 콩밥이라는 표현을 캐치프레이즈로 쓰고 있다"며 "회장 후보군을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하는 회원들에게 본인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콩밥을 먹을 각오도 돼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어 이런 표현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당선이 된다면 3월 20일 당선증을 받는 순간부터 백의종군할 생각이다"며 "대의원회가 허락한다면 비대위원장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료계를 어렵게 만든 근본적인 원인인 극단적인 저수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의 상설화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작은 전투는 자주하겠지만 벼랑끝에 몰리게 하는 정부 정책 등의 명분이 주어지면 스스로 투쟁의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역설했다.
이날 공개한 공약은 ▲노동착취적 수련 환경 타파 ▲의료악법 규제 철폐 ▲원격의료 결사반대 ▲저수가 정상화 ▲강제지정 철폐 ▲의약분업 파기 ▲한방보험 분리로 대표된다.
대다수의 공약이 그의 언급처럼 투쟁과 결부돼 있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강제지정 철폐와 의약분업 파기, 한방보험 분리와 같은 항목은 정부나 한의계를 대척점으로 삼아 적극적인 투쟁을 염두해 두지 않으면 불가능한 공약들.
이 전 이사는 "올바른 의료제도를 쟁취하고 각종 악법 및 규제에서 벗어나는 길은 강직한 리더와 함께하는 전면투쟁밖에 없다고 확신한다"며 "이를 실현하고 책임감 있는 대안으로서 역할을 하고자 의협회장에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이사는 2009년부터 전국의사총연합 고문, 선거권찾기의사모임 운영진, 의원협회 고문에 이어 2012년 의협 정책이사,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을 역임한 바 있다.
선대위원장으로는 전의총의 창립 회원이자 고문인 유승호 전 파주시의사회장이 내정됐다.
일문일답
전의총과 의원협회와의 관계설정은?
전의총은 공식적으로 선거에서 중립이다. 의원협회는 정치색이 없고 정치색을 가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들 단체에 부담주기 싫어서 고문직을 사퇴하고 나왔다. 현재 전의총과 의원협회 모두 고문이 아니다.
거론되는 후보군들에 비해 인지도가 약하다
거론되는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커뮤니티에 출마의 변을 올리자 '이용민이 누구냐'는 댓글도 달렸다. 하지만 과거 선거캠프에서 일한 경험에 비춰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앞서가는 사람보다 뒤에서 따라가는 사람이 편하고 승산도 있다. 밑바닥 민심을 훑으면서 꼭 승리하리라 생각한다.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생각은?
다른 후보들도 훌륭하지만 '다 그 분이 그 분같다'고 말하는 회원도 있다. 차별성이 없다는 생각이다. 타 후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후보 단일화와 같은 것은 신경을 안쓰고 있다. 끝까지 완주할 생각이다. 이미 근무하는 병원에 28일까지 근무하고 2달간 휴직하기로 말을 해 놨다.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 결정돼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