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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섬 게임 나선 공급자 단체들, 올해는 누가 웃을까?

발행날짜: 2015-05-21 05:40:13

건보공단, 1차 수가협상 마무리…유형별 수가인상 필요성 제각각

|초점|건보공단-의약단체, 1차 수가협상 마무리

'한정된 파이를 놓고 벌이는 눈치싸움.'

올해도 어김없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개 공급자 단체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각 공급자 단체들이 주장하는 수가 인상의 필요성은 다르지만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다. 다른 공급자 단체들보다 얼나마 많은 파이를 차지할 수 있느냐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20일까지 건보공단과 1차 협상을 마무리했다.

1차 협상은 통상적으로 공급자 단체가 건보공단 측에 수가 인상의 근거 자료를 제출하며, 수가 인상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경영악화 인한 '인력감축' 한 목소리

공급자 단체들은 한목소리로 최근 경영악화로 인해 현장에서는 '인력감축'이 벌어지고 있다며, 수가 인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1차 협상을 마무리한 뒤 내놓은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의협은 협상 자리에서 일차의료기관의 경영악화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한 건보공단의 의지를 확인했다며, 향후 협상을 '기대'하는 눈치다.

특히 의협은 이날 저수가로 인한 경영악화가 의료기관의 인력감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수가 인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협상에 참여한 대개협 임익강 보험이사는 "수가 인상이 의사 수입으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최근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경영상황이 힘들어져 직원을 줄이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수가 인상은 의사 수익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 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 서인석 보험이사는 "건보공단이 의료전달체계 개선 주장에 대해 공감하는 모습이었다"며 "그동안 있었던 수가협상에서도 줄곧 주장했지만 건보공단이 받아들이는 모습이 올해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기대했다.

공급자 단체의 핵심축인 병협도 의협과 마찬가지로 선택진료 축소 등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병원들이 늘어났다며 수가 인상 필요성을 호소했다.

또한 2014년 병원급 의료기관 진료비 증가율이 6.5%로 (2013년 10.4%) 진료수익이 갈수록 정체되고 있는 점과 실제 사례를 들어 의원급 의료기관과의 수가역전 현상을 건보공단 측에 제시했다.

병협 이계융 상근부회장은 "병원들을 조사한 결과, 비용이 늘어나는 병원과 줄어드는 병원으로 나뉘었다"며 "비용이 줄어든 병원은 구조조정과 의사들의 임금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건보공단 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병협 관계자는 "의원과 수가가 역전되는 현상도 실제 내시경검사를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며 "지난해부터 의원급 내시경검사가 1000원 정도 비싸다. 2017년이 되면 종합병원도 의원급이 앞지를 것이라는 점을 가상지표로 해서 보여줬다"고 말했다.

약사회 측도 1차 협상에서 2년간의 약사인력 배출 공백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을 들어 수가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신용카드 수수료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을 강조했다.

"물가인상 연동?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파이가 적은 다른 유형들의 상황은 어떨까.

한의협은 최근 저조한 물가인상률과 수가인상을 연계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건보공단 측이 협상 자리에서 물가인상률을 예시로 들며 수가인상 역시 물가인상률과 연관시켜야 한다는 의견에 따른 주장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의협 김태호 기획이사는 "물가인상률이 높은 시기에는 수가협상에서 언급이 전혀 없다가 물가인상률이 떨어지자 이를 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한의협의 의견을 잘 전달했고 재정소위에서 추가소요재정 폭이 잘 검토돼 정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진료비 증가율이 20% 이상을 기록한 치협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한 '착시현상'이라고 주장했다.

2014년도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치과 급여비 증가율은 25.1%를 기록해 2013년(21%)과 마찬가지로 종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가협상 단장인 마경화 부회장은 "짧은 시간동안 급격하게 이뤄지는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한 착시현상의 일종"이라며 "보장성 강화 정책으로 인한 증가율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늘어난 증가율은 11%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11%가 증가했다고 치과 살림살이가 좋아진 것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비급여가 줄었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며 "통계청 소비자물가 지수가 1.3% 늘었다. 그 중 보건분야는 모두 증가했지만 유독 치과는 마이너스 성장이다.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었다.

한편, 2차 수가협상은 26일 오후 3시 한의협을 시작으로 다시 돌입한다.

2차 협상에서 건보공단은 21일 열린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나온 추가인상분, 즉 밴딩을 쥐고, 각 공급자 단체와 밀고 당기기를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