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서구 보건소에 비의료인이 소장으로 임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저조한 인천 지역내 보건소장 임용비율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84%에 달하는 전국 광역시의 의사 보건소장 임용현황(인천 제외)에 비춰보면 유독 30%에 그친 인천시의 의사 보건소장 임용비율은 의문이기 때문이다.
최근 의사회 소식통에 따르면 비의료인 출신의 A 씨(5급)가 서구보건소장의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회는 서구보건소가 조만간 A 씨를 보건소장 직급인 4급으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천내 보건소는 중구, 동구, 남구, 연수구, 부평구 등 총 10곳. 이중 의사 보건소장을 임용한 곳은 계양구, 남동구, 강화군 3곳에 그쳐 30%의 임용률을 기록했다.
전국 광역시별 의사 보건소장 현황은 어떨까.
서울은 25개 보건소에 25명의 의사 보건소장을 앉혀 100%를 의사로 임용했다. 특히 서울은 보건정책과장이라는 주요 보직에도 의사면허 소지자를 채용한 상태다.
부산은 16개 보건소 중 13곳(81.25%)을 의사로, 대전·광주·울산은 각 5개의 보건소 중 4곳에 의사를 채용해 80%의 임용률을 기록했다.
대구는 8곳의 보건소 중 5곳에 의사 보건소장을 앉혀 임용률이 63%로 다소 떨어졌지만 핵심 보직인 보건복지국장에 의사를 채용했다.
전국 74개 보건소의 의사 보건소장 채용 비율은 77%. 하지만 인천을 제외하고 전국의 의사 보건소장 채용 비율을 계산하면 무려 84.3%로 올라간다.
전국 광역시는 지역보건법이 규정하듯 특별한 제한 사항이 없는 한 의사 보건소장을 우선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만 유독 임용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
인천시청 관계자는 "보건소의 기능이 진료와 행정이 복합되면서 의사뿐 아니라 행정 인력의 임용도 활발해진 측면이 있다"며 "게다가 공무원의 임금 수준에 불만을 품고 그만둔 의사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의사들의 낮은 임용비율은 결코 의도적인 부분이 아니라는 게 시청의 해명. 반면 의사회는 이를 변명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있다.
인천시의사회 이광래 회장은 "공무원과 같은 안정적인 지위가 인기를 끌면서 의사들의 보건소 지원도 수 년간 크게 늘어났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인천만 보건소장 비율이 낮은 건 의도적인 공무원 감싸기에 다름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건소가 정규직에 해당하는 의무직 의사를 뽑아야만 그중에서 보건소장에 지원할 의사들도 늘어난다"며 "관리 의사를 의무직으로 뽑으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주로 계약직만 뽑기 때문에 보건소장에 지원할 수 있는 의무직 5급 조건을 충족하는 의사들이 고작 4명에 불과한 상황이다"며 "서구 보건소처럼 내부적으로 임용을 하겠다고 하면 지원 기회마저 얻지 못하게 된다"고 꼬집었다.
인천시의사회는 서구 보건소가 보건소장 직무대행 A 씨의 4급 승진과 그에 따른 보건소장직 임용이 확정될 경우 국민 감사청구를 비롯해 인천시와의 모든 협력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