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병원이 어디가 문제인지 알아야 개선을 할 게 아니냐. 평가 결과는 있는데 무엇이 얼마나 문제인지 알 수 없으니 답답하다."
지난 20일, 서울성모병원 마리아홀에서 실시한 선택진료 및 상급병실 제도 개편 관련 수가적용방안 설명회에 참석한 한 병원 관계자의 말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병원 관계자들은 최근 발표된 의료질평가 결과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앞서 정부가 의료질평가 결과를 근거로 선택진료 및 상급병실료 개편에 따른 손실을 보상하겠다고 밝힌 만큼 병원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
이날 질의응답 세션에서 한 병원 관계자는 "어떤 부분에 어떻게 노력하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 평가 결과만으로는 우리 병원이 왜 이 점수를 받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평가에 대한 근거 즉, 왜 이런 점수를 받았는지 여부를 제시해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날 정부는 ▲의료 질과 환자 안전 영역 ▲공공성·의료전달체계 영역 ▲교육수련·연구개발 영역 등에 대해 각각 세부적인 평가지표를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각 지표별로 점수 가중치가 평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항목별로 가중치는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고지되지 않았다는 점.
특히 병원 관계자들은 평가지표를 고지하기 이전의 자료를 근거로 의료 질을 평가하기 때문에 사전에 대비할 수 없다는 부분에 대해 불만이 높았다.
한 병원 관계자가 "아마도 각자 병원이 왜 이 점수를 받았는지 이해가 안 되는 병원이 많을 것 같다"고 지적하자 플로어에선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는 "앞으로 평가 결과 통보서에 구체적인 내용이 함께 게재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정부는 설명회를 통해 각 병원에 준비하라고 하지만 사실 무엇을 준비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지난 2014년도 과거의 자료를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데 준비할 수 있는게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적어도 2015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평가했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얘기다.
또한 내년도 평가에서도 평가지표를 사전에 고지한 이후에 평가를 해야 개선할 여지가 있는데 뒤늦게 평가지표를 제시하니 운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제대로 된 평가를 하려면 2015년도를 기준으로 해야한다"며 "지금이라도 평가기간을 바꿀 계획이 있는 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평가지표가 뒤늦게 고지된 부분은 인정한다. 전향적 평가를 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하지만 복지부도 내년도 평가 지표는 사전에 공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미 발표한 평가 결과에 따른 근거를 별도로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내년도 평가결과에 대해선 구체적인 내용을 넣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