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에 투유유(Tu Youyou) 중국전통의학연구원 교수가 이름을 올리자 대한한의사협회가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한의학 투자를 주장하고 나섰다.
한의협은 한의학 과학화·현대화의 일환으로 중동 진출 지원 등을 촉구하는 한편 협회 내 의료기기 교육센터를 설치,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추가 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12일 한의협은 프레스센터 19층에서 '한의학 과학화를 위한 협회의 입장' 기자회견을 열고 한의학의 현대화를 위한 협회의 계획을 공개했다.
김필건 회장은 "중국은 노벨상 수상 이후 투유유 여사뿐 아니라 중국 전체가 이번 노벨상 수상을 중의학 육성 지원의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며 "투유유 여사도 아르테미시닌을 두고 중의학이 세계 인민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노벨상 수상을 보며 중국이 중의학을 활용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며 "한국도 한의학을 적극 활용하고 보호, 육성, 발전시키면 노벨생리의학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헌법에서부터 중의학의 육성 발전을 명시하고 있다"며 "중의정책을 관장하는 위생부 중의약관리국의 연간 예산 규모는 1조 3600억원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의 복지부 한의약정책관실의 연간 예산은 중국 예산의 1/50에 불과한 220억원에 그친다는 것. 복지부의 R&D 예산 3596억원 중 한의약 관련 연구 예산 역시 114억원으로 전체 대비 3.2%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김필건 회장은 "중의과학원에 근무하는 인력은 모두 6000명에 달하며 중의과학원 산하에만 6개의 병원이 있다"며 "6개 병원 중 하나인 북경광안문 병원만 봐도 하루 내원 환자가 6000명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한의학연구원은 정규직 기준 143명의 인력이 근무할 뿐 임상연구를 위한 산하 병원은 한 곳도 없다"며 "전체 국립병원 중 한의진료가 이뤄지는 곳은 국립의료원과 부산대한방병원 단 2곳이다"고 꼬집었다.
더 이상 한의학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한의협의 판단. 한의협은 한의학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킬 방안으로 ▲중동 진출 제도화 ▲한의학 연구 및 임상 인프라 확충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의료기기 교육센터 설치 등 6개를 제안했다.
김필건 회장은 "우선 중국의 세계화 전략에 맞서 한의학과 한의사들이 중동에 진출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정부 지원으로 한의의료기관과 한의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임상, 교육센터를 설립한다면 훌륭한 창조경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의학 연구 및 임상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며 "한의사의 보다 정확한 진단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의료기기 활용도 한의학의 과학화, 현대화에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보건복지부 한의약 정책관실이 의료계를 관장하는 보건의료정책실 산하에 편재돼 있는 것도 개선해야 한다"며 "한의약정책관실을 장관 직속의 한의약정책실로 승격해 달라"고 촉구했다.
의료계가 의대 교수의 한의대 출강 금지를 결의하자 한의협은 협회 내 의료기기 교육센터를 설치로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계획도 표명했다.
김필건 회장은 "협회 내 의료기기 교육센터를 설치해 한의사들에게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추가적인 교육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겠다"며 "해외 유명 의대 교수 및 전문가를 초빙해 한의사의 의료기기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