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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속 태풍으로 소멸된 무면허 인턴 문제, 내년에 또?

발행날짜: 2016-03-16 11:59:04

"면허 발급 단축·조기소집 금지 등 원천 대책 필요"

올해 초 의료계에 거센 파장을 일으켰던 신규 인턴의 조기 소집 관행과 면허 문제가 찻잔 속 태풍으로 소멸되는 모습이다.

논란을 의식한 수련병원들이 자체적으로 인턴들과 협의를 진행하거나 면허 문제를 해결하면서 조용히 사태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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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형병원 교육수련부장은 15일 "지난주로 모든 인턴들이 의사 면허를 받았다"며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수련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사 국시 합격 후 면허 발급때까지 시간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예년보다 교육 기간을 연장하며 학생 실습에 준하는 수련만 진행해 왔다"며 "다른 스텝들이 노력한 결과 진료에 공백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대부분 대학병원들은 인턴들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이례적으로 입문 교육을 연장하고 참관 수업으로 대체하는 등의 대책을 세운 바 있다.

공연히 문제에 휘말릴까 아직 면허가 발급되지 않은 인턴들을 진료 현장에서 모두 제외시키는 극단적인 방법을 꺼낸 것.

이후 3주 간의 시간이 지나 인턴들이 모두 면허를 받아들면서 문제가 원천적으로 해결된 셈이다.

인턴들의 근무 시간과 임금 문제도 대부분 정리가 끝났다. 특히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 되며 인턴 파업까지 거론됐던 B대형병원 등도 자체적으로 사태를 정리한 상황이다.

B대형병원 관계자는 "근무기간과 임금 등의 문제는 내부적으로 이미 정리가 끝난 상황"이라며 "잠시 동요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 문제 없이 수련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문제로 곤혹을 겪었던 병원들도 마찬가지 상태다. B대병원의 문제를 보며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고 인턴들의 동요를 막았기 때문이다.

C대형병원도 문제가 발생하자 마자 인턴들을 모두 소집해 현재 상황과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임금 문제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C대형병원 인턴은 "조기 소집 관행으로 2월말 일부 인턴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움직임이 보였지만 병원에서 신속하게 이를 무마해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조기 소집된 인턴들에게 일수를 계산해 실제 임금보다 조금 더 수당을 주면서 큰 불만없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올해 초 큰 논란을 몰고 왔던 신규 인턴 조기 소집 관행과 무면허 문제가 찻잔 속 태풍으로 마무리되면서 다행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의료계 모두가 문제를 알고 있지만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인 만큼 이번 사태가 원천적인 대책을 세우는 기회가 될 수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C대병원 인턴은 "조기 소집 관행과 무면허 인턴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일이 아니지 않느냐"며 "많은 인턴들이 이번 기회에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당장은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이겠지만 내년 이맘때가 되면 똑같은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질 것 아니냐"며 "면허 발급 단축과 조기 소집 금지 등의 대책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