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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중심병원 전체 예산, 다국적제약 한곳만 못 해

발행날짜: 2016-06-01 05:00:56

"연구비 예산 증액·네트워크 구축으로 질적 성장 추구해야"

"보건의료산업 R&D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한다면서 왜 예산확보가 어려운 지 이해가 안된다."

"우리끼리 앉아서 얘기하면 무슨 의미가 있나. 국회든 바이오 벤처나 캐피털 기업을 초청해 함께 논의해야 길이 있다."

복지부는 지난 31일 연구중심병원 성과발표회를 열고 지난 3년간의 성과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각 연구중심병원은 재정적으로 얼마나 자립했는지, 진료중심에서 연구중심으로 전환했는지를 눈으로 보여줬다.

발표자 상당수가 3년 전과는 달라졌다는 데 공감했다. 하지만 연구중심병원 지정 당시부터 제기돼 온 예산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했다.

복지부 주도의 연구중심병원은 어느새 미래부 등 다른 부서에도 예의주시하는 프로젝트로 자리잡았지만 여전히 연구중심병원 10곳 중 2곳은 예산 지원이 전무한 게 현실이다.

복지부 국장 출신의 서울대 배병준 박사는 외국의 경우 투자사들이 병원에 연간 1억불(12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예로 들며 연구중심병원에 대한 예산 확대 필요성을 제안했다.

동아 ST 손미원 전무는 "연구중심병원 전체 예산이 다국적 제약사 한 곳의 연구비 보다 낮은 수준"이라면서 "하지만 모든 제약사가 연구중심병원을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제약사와 시너지 내보자"고 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이승규 박사 또한 연구 지원비 증액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인하대병원 박소라 교수는 "연구중심병원은 보건의료산업 중에서도 첨단산업 분야다. 소위 말하는 데스밸리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면서 예산지원에 대해 아쉬움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각 연구중심병원은 예산지원이 부족했음에도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인정받을 수 있는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예산확보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연구중심병원 관계자들은 부실한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한계를 토로했다.

배병준 박사는 "연구중심이 국가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잡으려면 한정된 부처에서만이 아니라 서울시, 경기도 등 지자체는 물론 의대, 기업, 스타트업까지 두루 가용 재원을 총동원하는 구조로 가야한다"고 했다.

서울대병원 박경수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중심병원은 각자도생으로 운영해왔지만 2단계 사업에선 각 연구중심병원간 콜라보를 통해 시너지를 낸 것인지 고민해야한다"고 내다봤다.

이승규 박사는 연구비 예산 증액과 함께 정부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인재를 육성의 필요성도 당부했다.

연구중심병원을 개방적 구조로 운영해 병원 외부의 연구자도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정부는 장기적 연구중심병원을 이끌어 가려면 장기적 과제로 의사과학자 양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한다"면서 "그래야 양적성장 이외 질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