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017년도 유형별 수가협상
새벽 2시. 2017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이 끝난 시각이다.
마감시한을 넘기면서까지 협상은 이어졌지만 0.1% 인상을 놓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개 유형을 대표하는 공급자 단체들은 끝없는 '눈치싸움'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긴 협상 끝에 전 유형 타결이라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우선 의원을 대표한 대한의사협회가 마감시간이 지난 1일 오전 00시 50분 수가협상을 가장 먼저 완료했다. 부대조건 없이 3.1%를 인상하기로 합의한 것.
의협의 경우 이날 추무진 회장과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이 함께 수가협상장을 찾는 등 막판까지 수가인상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특히 추무진 회장은 수가협상 마지막 날 2차례나 수가협상장을 찾아 막판까지 건보공단에 의원의 수가인상 필요성을 호소했다.
추 회장은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경영이 어렵다. 통계지표상으로도 나빠지는 점이 드러난다. 이번 수가협상에선 그런 면이 충분히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보다 0.2% 오른 3.1% 인상하는 것으로 도장을 찍었다.
수가인상을 합의한 직 후 의협 김주형 수가협상단장(전라북도의사회장)은 "만족할 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건보공단이 의원급 의료기관의 어려운 점을 들어줬다"며 "적어도 지난해 메르스로 인해 피해를 겪은 회원들에게 어느 정도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뒤 이어 이뤄진 약국 수가협상에서는 앞서 이뤄진 의협 협상타결과 맞물려 이보다 0.4% 높은 3.5%를 인상하는데 합의했다.
이와 함께 치과를 대표한 대한치과의사협는 최종 2.4% 인상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한의원은 3.0% 인상하는 데 도장을 찍었다.
결렬 쓴 맛 봤던 병협, 1.9% 인상 합의
지난해 건보공단과의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한 바 있는 병협은 내년 병원 수가인상률을 1.9%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병원을 대표해 수가협상에 참여한 병협은 시종일관 메르스 사태 당시 병원들이 '희생'했던 점을 강조하며, 이번 수가협상을 임해왔다.
31일 오후에 진행한 4차 협상까지 1.5% 정도의 수가인상률을 건보공단이 고수하면서 자칫 지난해처럼 결렬을 선언하고, 건정심을 택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공급자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병협은 막판 진통 끝에 1.9%까지 건보공단으로부터 수가인상률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0.5%나 인상된 수치다.
이에 따라 병협 수가협상단도 메르스 사태에 따른 병원들의 희생한 점을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병협 조한호 수가협상단장(오산한국병원장)은 "건보공단이 메르스로 희생한 병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뜻을 밝혀왔다"며 "부분적으로 아쉬운 점은 있지만, 최종적으로 합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종 추가소요액 8134억원 "공급자 어려움 이해"
건보공단은 이번 2017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에서 누적흑자를 토대로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했다고 평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8134억원이라는 사상 최고치의 추가소요액을 투입해 전 유형 타결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수가협상을 책임진 장미승 급여상임이사는 "최종 2.37%라는 수가인상률을 기록했다"며 "건강보험 단기 흑자와 16조9000억원에 달하는 누적흑자를 토대로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급자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전향적으로 수가협상에 임했다"며 "2014년 이 후 두 번째로 모든 유형과 타결을 이뤄냈다. 최종 인상률은 재정운영소위원회에 보고 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