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교수(경북의대 84년졸)가 서울대병원 역사상 첫 비(非)서울대 출신의 병원장 임명을 두고 떠들썩하다.
하지만 분당서울대병원 내부에서는 "평소 그가 보여준 행적을 볼 때 놀랍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개인의 역량을 따져볼 때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일 서울대·분당서울대병원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전상훈 교수는 병원 병원에 관한 회무는 물론 학계에서도 두루 인정받는 인물이라는 평이다.
평소 외향적이고 호탕한 성격인 탓에 비 서울대 출신임에도 동료, 선후배들과도 돈독한 관계를 쌓는 것은 물론 강력한 리더십으로 흉부외과 과장, 폐센터장에 이어 대외협력실장,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을 맡아왔다.
그는 학계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흉강경 수술 분야에서 명의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미 수년 전부터 서울의대 흉부외과교실 주임교수(본원)로 의대생 교육도 챙기고 있다.
다른 의대 교수와 달리 다양한 분야에 폭 넓은 인맥 또한 그의 강점 중 하나다.
앞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은 "헬스케어혁신파크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면서 "전상훈 교수의 역량은 탁월하다"고 그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낸 바 있다.
그의 호탕한 기질과 탄탄한 인맥을 바탕으로 대외협력실장으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면, 최근 분당서울대 헬스케어혁신파크를 통해 추진력을 검증받은 셈이다.
"학연에 얽매이던 시대 끝…능력 있으면 그만"
비서울대 출신의 병원장 소식에 내부 평가도 긍정적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모 교수는 "이번 인사는 오히려 서울대병원의 개방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그는 "타교 출신으로 병원에서 10여년을 헌신했고, 이를 인정해 병원장에 임명한다는 것은 보기 좋은 사례"라며 "우수한 인재를 발탁했다는 점에서도 서울대병원 입장에선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파격 인사에 따른 과제도 있다. 교수는 물론 직원들과 교류를 해온 터라 회무를 진행하는 데에는 큰 무리는 없어 보이지만 그보다 나이 많은 쟁쟁한 선배들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철희 전 병원장(서울의대 78년졸) 대비 크게 낮아진 병원장 연령 탓에 주요 보직인사도 덩달아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또 다른 교수는 "분당은 본원에 비해 연령대가 낮지만 전 병원장 연령 대비 간극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선배, 동료 의료진과 어떻게 화합을 이끄는 데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