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의사'로 국내에 알려진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IBM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 이하 왓슨)가 꼬이고 꼬인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왓슨을 훈련시킨 선생님'은 왓슨을 활용해 환자들이 최적의 치료를 받게 해줌으로써 의료전달체계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마크 크리스(Mark Kris) 박사는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IBM 사무실에서 메디칼타임즈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자신을 '왓슨 선생님'이라고 소개한 마크 크리스 박사는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 문제와 관련, 캐나다의 사례를 설명하며 왓슨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왓슨을 활용한다면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오히려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마크 크리스 박사는 "캐나다의 경우 지역마다 시스템이 다르지만 암과 같은 복잡한 질환은 대형병원에서 치료하게 돼 있다"며 "즉 왓슨을 활용해서 환자들이 자신의 질환에 적합한 의료기관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왓슨을 이용해 대형병원에 가야 하는 환자, 의원급에 가야 하는 환자를 가려내는 것"이라며 "환자 입장에선 왓슨을 통해 작은 의원급에서 치료하고 있지만,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의료체계를 고려했을 때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고민은 없었을까.
마크 크리스 박사는 자신도 '매일 고민하는 문제'라고 답한다.
그는 "매일 보험적용 문제를 경험하는데 미국의 경우도 공보험과 사보험으로 나눠져 있어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며 "왓슨은 환자에게 가능한 치료법을 의사에게 제안한다. 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의사가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왓슨은 모든 정보를 연결하는 시스템이 돼 최종적으로 의사가 가장 좋은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며 "의사와 환자 관점에서 보면 많은 의료 용어와 정보를 손안에 두고 모든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왓슨으로 '치료·의료비'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인터뷰에 함께 자리한 길병원 이언 인공지능기반정밀의료추진단장은 왓슨 도입으로 최적의 치료와 의료비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길병원은 10월부터 왓슨을 활용한 암 진료를 본격 도입할 계획으로, 9월 중 사전 예약을 받고 전담 코디네이터의 인터뷰 후 진료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언 단장은 "왓슨을 길병원에 도입하는 첫 번째 목적은 최적의 치료를 환자에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라며 "암 환자가 병원을 왔을 때는 이미 여러 병·의원을 거쳐서 온다. 국가적으로 의료비 낭비가 큰 것으로 최적의 치료와 함께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크게 절감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변에서는 '길병원이 어떻게 왓슨을 도입하게 됐냐'는 질문을 받는데 IBM과 협력해 온 지 10년이 넘었다"며 "결정적으로 2년 전 왓슨을 도입한다면 국가적으로 이바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본격 추진해 올해 1월부터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 단장은 왓슨을 보다 적극 활용할 방안을 마련헤 보건복지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이 단장은 "앞으로 복지부와 관계 당국에 건의하려고 하는데 첫 번째로 왓슨이 EMR(전자의무기록)을 자유롭게 확인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가능해져야 한다"며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데이터를 렌더링할 수 있어야 한다. 전제가 심평원이 모든 EMR을 렌더링할 수 있어야 하는데, 가능해진다면 국민 건강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클라우드법과 관련해서는 최근 구글의 지도 반출 논란과 비슷하다고 봐야 한다"며 "클라우드법에 대해선 많은 규제를 하고 있는데 개인정보 비식별화를 전제로 해 복지부와 의료법과 관련된 논의와 할 생각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