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여파일까. 대학병원 교수들은 예년과 사뭇 다른 추석명절을 맞고 있다. 특히 국립대학병원 교수들은 스스로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다.
반면 일각에선 "오히려 법 시행전 마지막으로 챙겨주는 분위기"라며 상반된 시선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병원계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일은 오는 28일부터이지만 이미 경각심이 확산되면서 이전부터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지방의 사립대학병원 교수(소화기내과)는 "확실히 지난해 추석 명절과는 달리 선물이 줄었다. 제약사에서 지침을 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
수도권 사립대학병원 교수(외과)도 "일부 추석선물을 준 곳도 있지만 예년과 다르다"라면서 "받는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어 오히려 잘 됐다"고 털어놨다.
움츠러든 것은 제약사 뿐이 아니다. 국립대병원 교수들은 선물을 받는 것은 물론 주변에 선물을 하는 것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국립대병원 한 내과 교수는 "평소 지인(의대교수)에게 선물을 해오던 것도 이번 추석명절부터는 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직 법 시행은 안됐지만 일단 조심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 일찌감치 조심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법 시행으로 평소 친분을 나누는 이들과의 교류마저 끊기는 게 아닌가 씁쓸하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반면,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오히려 더 늘었다는 교수도 있다.
수도권 사립대학병원 모 교수(흉부외과)는 "제약사 등 업체로부터 오히려 더 많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면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느낌으로 챙겨주는 듯 하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병원 모 교수는 "아직까지는 김영란법 여파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선물 갯수가 늘었다"고 사뭇 다른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