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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에서도 강압적 요양기관 현지조사 개선 요구

발행날짜: 2016-10-05 05:00:56

여당 한 목소리 개선 지적…서울의대 동기조차 갈린 백남기 씨 사망진단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지난해 원주 혁신도시 이전 후 첫 번째로 이뤄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

최근 의료계가 크게 분노한 '안산 비뇨기과 의사 자살사건'을 계기로 현지조사 시스템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어졌다.

여기에 논란이 되고 있는 고(故)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와 관련해 의사 출신인 양 공공기관장의 소신 답변도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를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의 설전이 벌어져 '정책' 국감이 아닌 '정쟁' 국감으로 한 동안 마찰을 빚기도 했다.

"현지조사 엘로우 시스템 도입하자"

이날 국감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공통적으로 '안산 비뇨기과 의사 자살사건'을 계기로 현지조사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은 "일단 심평원이 부당청구가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일단 경고를 실시한 뒤 관찰기관을 가진 뒤 현지조사를 나가는 시스템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현지조사가 의사들을 잡아 넣는 목적이 아니지 않나. 엘로우카드 시스템 도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기에 현지조사 과정을 녹화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한편, 요양기관들이 납득할 만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시에 요양기관이 현지조사를 거부할 경우 실행할 수 있는 제재방안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의료기관의 강압조사 불만이 큰 상황인데, 사실확인서를 쓰지 않으면 조사범위를 확대하거나 조사기간을 연장한다고 협박한다는 주장도 있다"며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사과정을 녹화하는 등 개선방안은 없느냐"고 물었다.

같은 당 강석진 의원 역시 "요양기관이 현지조사를 거부할 경우 업무정지 1년의 행정처분에 처할 수 있지만, 현지조사를 받아들이는 것보다 더 가벼운 처벌이 될 수도 있다"며 "요양기관이 조사거부를 할 수 없도록 강제할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 측은 현재 현지조사 개선방안을 연구 중에 있다고 설명하는 한편, 동시에 요양기관의 부담을 경감시켜줄 방안을 찾겠다고 답변했다.

손명세 원장은 "전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EMR(전자의무기록)을 중심으로 실제적으로 어떤 행위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정확하게 조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요양기관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 원장은 "현지조사원들의 인권 및 권익보호가 이뤄지지 않는 면에 대한 대책도 마련 중에 있다"며 "EMR을 바탕으로 현재의 청구지급 방식에 대한 개선사항들을 시범사업 성격으로 추진 중에 있다. 그것이 확정되면 해결방안이 도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 원로도 의견 나눠진 고(故) 백남기 씨 사망진단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고(故) 백남기 씨 사망진단과 관련한 답변으로 한 동안 여야 의원들의 정쟁이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1973년 '서울의대' 동기로 알려진 성상철 이사장과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의 질의와 답변이다.

성상철 이사장이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질의에 대해 "의료인으로 지내왔지만, 근본적인 판단은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자료와 과학적인 판단에 근거해 결정을 내려야 하는 문제"라며 "여타 다른 영향이 개입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다만, 그간의 언론의 보도, 객관적인 상황을 비춰 볼 때 외인사로 판단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성 이사장이 개인적 소견을 내놓자 새누리당 의원은 한 목소리로 "환자는 주치의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재답변을 요구했다.

특히 서울의대 동기로 알려진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이 성 이사장의 재답변 요구에 앞장을 섰다.

박 의원은 "(성 이사장이) 의료계 원로로서 개인적 의견을 밝혔는데, 나도 의료계 원로"라며 "환자를 제일 잘 아는 의사가 세계적인 명의인가 아니면 주치의인가. 당연히 주치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사 전문성은 인정하지만 분명한 팩트가 없이 추정한 발언은 사적인 곳에서는 밝힐 수 있지만, (국감에서) 밝힐 사안이 아니다"라며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백남기 씨 사망논란인데 외상인지 병사인지 가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부감인데 왜 부적절한가.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