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과 침으로 난임 여성의 임신 성공률을 21%까지 올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한약의 비용 대비 효과성을 증명한 연구라는 것이 한의계의 입장이지만 의료계는 기본적인 설계조차 잘못된 연구로 호도를 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부산광역시한의사회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1년 이상 정상적인 부부생활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되지 않은 44세 이하 여성 218명을 대상으로 한방난임치료를 실시하고 7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사업에 참여한 난임 여성들은 한의원에서 15일분의 한약이 총 6회 투여했고 한약 투여기간 중 주 2회, 투여 후에는 격주로 1회씩 침 시술을 시행했다.
그 결과 219명의 난임여성 중 47명이 임신에 성공해 21.5%의 임신 성공률을 기록했고 이 중 42명(19.2%)이 임신을 유지했다.
또한 한의약 치료 후 난임 여성 중 153명(69.87%)이 월경통이 감소했다고 응답했으며 월경곤란증 역시 사업 전 보다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업 전후 혈액검사를 실시해 분석한 결과 간수치를 나타내는 AST(사전 20.552→ 사후 19.046)와 ALT(17.00→ 15.34), 총 콜레스테롤(191.85→ 188.67), 크레아틴(0.96→ 0.73)이 모두 안정적으로 나왔다.
부산시한의사회는 "한약이 간수치를 높이고 임신부는 한약을 복용해서는 안된다는 일부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산시한의사회는 의학적 난임 치료인 인공수정 시술과 체외수정 시술이 약 1200만원 전후의 금액이 들어가는데 반해 한의학 치료는 그 절반인 589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비용효과성 또한 입증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산시한의사회 오세형 회장은 "이렇듯 한방난임치료가 월등한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도 이렇다할 지원방안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난임 부부가 한의원과 한의병원에서 보다 편리하게 난임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 결과에 대해 의료계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한의학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기전도 밝혀내지 못한 연구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반응.
대한산부인과학회 관계자는 "적어도 연구라면 어떤 이유로 난임 상태가 유지됐고 어떤 약으로 어떻게 치료를 했더니 어떠한 기전으로 임신에 성공했다는 구체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구체적으로 연구 결과를 본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연구 설계는 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또한 난임 치료 비용을 비교하며 인공수정과 체외수정을 언급했는데 이는 사실상 최후의 방법이며 배란유도제나 호르몬제 만으로도 임신에 성공하는 산모들도 많다"며 "몇 만원 안되는 이 약값과 589만원이라는 한약값은 어떻게 비교할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