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가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를 대웅제약이 훔쳤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대웅제약이 염기서열을 공개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대웅제약은 염기서열 공개와 함께 메디톡스사의 보툴리눔 제제 염기서열과 일치하는 균주가 다수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부정 취득 의혹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4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사측은 메디톡스의 연이은 균주 반출 의혹에 대해 균주 염기서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메디톡스는 유전체 염기서열 공개 설명회를 통해 "대웅제약이 등록한 보툴리눔 균주의 염기서열을 확인한 결과, 독소 및 관련 염기서열 전부가 메디톡스의 균주와 100% 일치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보툴리눔 균주도 지리적 편향성이 있어 동일 지역의 같은 형(type)일지라도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이 100% 일치하는 균주가 발견되기는 어렵다는 게 메디톡스 측 입장.
풀이하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제품간 염기서열의 일치는 곧 대웅제약의 균주 부정 취득 가능성을 의미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양사의 보툴리눔 균주 염기서열이 100%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염기서열 공개는 큰 의미는 없다"며 "다만 메디톡스 측이 지속된 비방과 의혹을 제기하는 만큼 무대응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메디톡스가 요구하는 대로 염기서열을 공개하겠지만 그 시점은 미국 시장 진입 이후가 될 것이다"며 "내부적으로 시기를 조율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나보타는 미국 등 선진국에 허가절차를 진행중으로 60개국 이상에서 1조원 규모의 계약을 달성한 바 있다.
대웅제약의 미국 진출 속도가 메디톡스보다 앞선 만큼 회사 기밀에 해당하는 균주 정보는 미국 시장 진입 이후 공개하겠다는 것.
염기서열의 일치가 부정 취득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미국 NCBI가 운영하는 핵산 및 단백질 서열의 데이터베이스 젠뱅크(Genbank)를 확인한 결과 메디톡스사와 염기서열이 100% 일치하는 균주가 5개가 더 있다"며 "메디톡스 논리라면 이런 균주 모두 메디톡스에서 훔친 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균주의 출처가 달라도 독소에 관여하는 독소단백질의 염기서열이 일치하는 건 생각보다 흔한 일이다"며 "특히 Hall A와 같은 특정 카테고리 안에서의 균주들은 염기서열의 일치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메디톡스가 염기서열이 100% 일치하는 타 균주 사례를 제외하고 마치 대웅제약 나보타만 염기서열이 일치한 것처럼 주장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게 대웅제약 측 판단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공개 설명회에서 쏟아낸 각종 의혹은 선진국에서 먼저 앞서나가는 경쟁사를 흠집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며 "근거없는 비방과 명예훼손이 계속된다면 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