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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탁의들 5만원 왕진료 받고 소송 당하는데 의협은 제도 환영만"

발행날짜: 2016-11-07 05:01:59

노인의학회 "봉사 아닌 진료 법적 책임 있어…대안 마련 시급"

"5만원 왕진료 받고서 소송을 감당해야 하는 촉탁의를 누가 하려 하겠나. 이러한 불완전한 제도를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의협을 이해할 수가 없다."

노인의학 전문가들이 시행 2개월 째를 맞는 촉탁의 제도에 구멍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수차례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에 이같은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아무런 반응조차 없다는 점에서 환기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한노인의학회 이욱용 회장은 6일 나인트리컨벤션에서 개최된 추계학술대회에서 "학회 차원에서 수차례나 촉탁의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지만 모두가 묵묵부답"이라며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추계학술대회에서 공론의 장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촉탁의들이 우려를 쏟아내고 있는데 의협은 쌍수를 들고 무조건 환영의사를 보이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라며 "의사들 코가 꿰이는지도 모르고 의협이 이를 반기고 있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노인의학회가 지적하는 촉탁의 제도의 문제점은 가장 먼저 법적 책임이다. 과거 봉사차원에서 진행하던 촉탁의 제도와 완전히 달라져 있는데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촉탁의로 지정되면 한달에 두번 요양시설에 진료를 나가지만 그 중에 사망이나 중태 등 의료적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 촉탁의 책임을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장동익 학회 고문은 "이제는 봉사가 아닌 법적인 '진료행위'에 들어가기 때문에 촉탁의로 방문한 뒤 15일이 지나는 동안 의료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 의사의 책임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잘못하면 엄청난 의료분쟁에 휘말리게 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더욱이 정부는 요양시설에서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홍보를 하고 있다"며 "결국 생색은 정부가 내고 의사들이 책임을 지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현실에 맞지 않는 수가와 제도 또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책임을 감당하기에는 수가가 턱없이 낮은데다 제도적 한계도 분명하다는 것이 노인의학회의 지적이다.

이은하 학회 학술이사는 "촉탁의 진료는 재진료 기준으로 수가가 나오는데 한달에 두번 1회 50명으로 제한돼 있어 결국 한달에 100만원 정도의 수가를 받는 셈"이라며 "왕진료 또한 5만 3천원으로 관행수가의 절반도 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진료를 나갈때 마다 요양시설에 수기로 기록을 작성하고 병원에 돌아와 별도의 청구 프로그램에 다시 입력해야 하는 이중부담이 여전하다"며 "이러한 책임과 부담에 비해 수가가 턱없이 낮은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햇다.

이에 따라 노인의학회는 하루 빨리 의협 등이 중심이 돼 정부를 설득하고 제도를 올바르게 정착시켜야 한다는 의견이다.

무조건 환영만 할 것이 아니라 제기되고 있는 문제를 면밀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 의사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동익 고문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제도가 시행되기 전부터 의협에 수차례 지적을 했지만 단 한마디의 코멘트조차 듣지 못했다"며 "결국 우리가 직접 복지부에 탄원서를 넣었지만 이 또한 묵묵부답"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물론 제도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허점이 많다는 점에서 개선 여지가 많은데도 의협이 쌍수를 들고 환영만 하고 있다"며 "오죽하면 학회 차원에서 공론화의 자리를 만들었겠나"고 전했다.

이욱용 회장도 "의협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자칫하면 애꿏은 의사들이 실사며 소송에 휘말릴 수 있는 만큼 제대로 제도를 파악하고 이제라도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