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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빈자리 채우는 교수들 "당직·수술에 쓰러질 지경"

발행날짜: 2017-01-18 05:00:59

전공의특별법에 병원 스텝들 업무폭탄…일부 수련병원, PA로 돌려막기

|기획| 전공의 특별법 시행…변화와 과제

우여곡절 끝에 제정된 전공의특별법이 2016년 12월 23일 본격 시행됐다. 특별법은 수십년간 이어져온 고질적인 문화를 바꿔야 하는 만큼 각 의료기관 현장에서의 진통이 예상된다. <메디칼타임즈>는 특별법 시행 이후 조직 및 시스템의 변화와 함께 의료 현장의 목소리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상> 수련환경 평가 50년 만에 첫 조직 변화
<중> 수련병원 현장과 거리 먼 전공의특별법
<하> 전공의특별법이 남긴 과제들
수련병원은 전공의와 수련계약 기준을 지켜야 한다. 또한 내년 말부터는 전공의 수련시간 80시간 규정도 준수해야 한다.

이는 지난달부터 시행된 전공의특별법의 주요 내용으로, 최근 이로 인해 수련병원의 문화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공의특별법 시행이 남긴 주요 과제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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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에게 돌아간 업무폭탄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전공의들에게 집중됐던 업무들이 해당 전문과목 교수들에게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전공의들이 그동안 도맡아 했던 당직 업무를 교수들이 서는 상황이 됐다.

특히 전공의 자체가 부족한 비인기 과목인 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의 경우 교수들은 살인적 업무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방의 A 국립대병원 외과 교수의 경우 일주일 중 3일을 당직근무를 서고 있다. A 대학병원의 경우 몇 년째 외과 전공의를 뽑지 못하고 있어 전공의가 근무서야 할 응급실까지 외과 교수가 담당하기 때문이다.

지방 수련병원은 업무를 분담할 전임의마저 구하기 힘든 실정. 전임의의 경우 대부분 경력관리 차원에서 수도권의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상황이기에 지방의 수련병원들은 전임의마저 구하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A 국립대병원 외과 교수는 "전공의특별법을 시행했지만 외과나 흉부외과, 비뇨기과 등 기피과들은 전공의 자체가 부족해 더 업무가 가중된다"며 "이로 인해 일주일에 3일을 당직근무 서고 외과 수술을 하고 있는데, 살인적인 일정으로 가끔 수술하다 머리가 어지럽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전공의특별법으로 더해진 업무를 조금이나마 분담해줄 수 있는 전임의, 이른바 펠로우조차 지방 수련병원은 구하기가 힘들다"며 "수도권 초대형병원에는 무급 펠로우도 존재한다고 하는데, 다들 자신들의 경력을 위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병원은 사정이 다르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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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수련병원들 상당수는 기피과목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가 인력 고용은 외면한 채 PA 인력을 보충하고 있다.

서울의 B대학병원 교육수련실장은 "상당수의 수련병원은 기피과 교수들이 당직을 서고 있는데, 전공의들의 수련계약 기준과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 다른 방안이 없다"며 "현재로써는 일정부분 PA 인력으로 보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의료인력의 보충이 필요한 것인데 병원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생각 안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 인건비 문제로 PA 인력을 보충할 것인데 이에 대한 해법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이대로 의료인력 운영하면 힘들어질 것"

이러한 문제가 벌어지자 전문가들은 정부가 법 제정만 해놓고 문제는 병원과 의료진에 무책임하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내과학회 엄중식 수련이사(강동성심병원)는 "외과계도 심각하지만 내과계조차 일부 주니어 스텝들의 희생으로 버티고 있다"며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고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은 찬성하지만 법 제정만 해놓고 각 병원과 의료진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한국의료윤리학회장)도 "현재 행위별수가 제도 내에서 입원환자에 대한 진료, 면담, 회진 등으로 발생하는 의료행위는 수가로 전혀 잡혀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기에 의사까지 감당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꼬집었다.

허 교수는 "병원이 알아서 감당하라는 식은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의료계의 의견 개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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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복지부는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따른 의료인력 부족현상에 대해 입원전담전문의, 이른바 호스피탈리스트가 제도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수련병원들이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따라 부족한 의료인력을 자체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질적인 정부의 예산지원 계획은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관계자는 "전공의특별법이 시행됐지만 80시간 수련 규정은 사실상 내년부터 시행되는 것"이라며 "1년 동안의 시간 동안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료인력 관련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현재로써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입원전담전문의가 이러한 의료인력적인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년 동안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운영하면서 수가가 적정한지와 함께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대체인력이 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다만, 수련병원 자체적으로 현재의 의료인력 구성을 고수하면 운영 자체가 힘들어질 것이다. 자체적으로 그런 부분들은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