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영란법 시행으로 일부 의과대학이 사은회 행사를 폐지한 가운데 형식과 명칭을 달리해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는 의과대학이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건양의대. 이번 사은회는 '의사국시 합격자 축하 행사'로 바꿔 진행했다. 여기에 '신입 동문 환영식'도 겸했다.
다만, 과거 스승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하고 교수들은 이에 화답해 제자의 졸업을 축하해주는 본질은 그대로 남겼다.
무엇보다 바뀐 점은 행사 비용처리. 지금까지의 사은회는 학생들이 6년간 가르침을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십시일반 자비를 털어 준비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김영란법 시행으로 자칫 법 위반 소지가 있어 사은회가 축소 혹은 폐지하는 분위기.
건양의대는 법적인 논란을 배제하기 위해 의과대학 발전기금에서 비용을 충당하고 학교 직원들이 행사준비 상당부분을 지원하는 식으로 바꿨다.
물론 스승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소소한 이벤트 준비는 학생들의 몫으로 남겨뒀다.
이와 함께 명칭을 국시 합격자 축하행사 겸 신입 동문 환영회를 겸하니 의대생 입장에서도 축하받는 자리가 마련돼 교수와 학생 모두 축하하고 축하받는 자리가 됐다.
건양의대 황원민 교수(신장내과·건양대병원 홍보실장)는 "학생들 부담도 없고 교수들도 섭섭하지 않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그는 "김영법 시행으로 폐지도 검토했지만 좋은 전통을 없애는 것이 아쉬워 명칭과 형식을 바꿨다"면서 "좋은 변화였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법 시행에 따른 변화에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성균관의대 A교수는 "김영란법을 스승과 제자간에 고마움을 전달하는 공식적인 행사까지 적용하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다"면서 "일부 허용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성균관의대는 지금까지 병원 및 대학이 아닌 별도의 공간을 빌려서 진행한 것과 달리 대학 강의실에서 조촐한 행사로 끝냈다.
원내에 있다보니 교수들 복장은 의사가운을 입은 채로 수시로 콜을 받고 들락거리며 행사 집중도 또한 낮아질수 밖에.
A교수는 "촌지는 법에 위반되지만 공식적인 행사는 예외로 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안으로 의대 본부에서 비용을 지원하는 식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