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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바지에 백팩 매고 연구실 노크하는 제약 영맨들, 왜?

발행날짜: 2017-02-02 12:00:58

김영란법 여파 영맨 이미지 감추기…"교수도 영맨도 마음 편해"

날 선 정장에 수트케이스, 넥타이로 대변되던 제약 영업사원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누구나 영업사원임을 알 수 있었던 표식을 버리기 시작한 것.

최근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회사 뱃지를 빼는 것은 물론, 면바지에 백팩을 매고 교수들을 방문하고 업무용 차량이 아닌 택시를 이용해 이동하는 등 이른바 '튀지 않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A대학병원 임상 교수는 1일 "확실히 수트에 구두 신은 영맨들이 줄어든 것이 보인다"며 "얼마전 방문한 영업사원은 백팩을 매고 왔더라"고 귀띔했다.

그는 "제약사 임원들도 아예 차에 캐주얼한 옷을 넣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김영란법이 만든 해프닝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영맨들은 날 선 정장을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각 대학병원들이 영맨들의 방문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자구책으로 내놓은 방법으로 풀이된다.

이 교수는 "사실 리베이트 쌍벌제에 김영란법이 더해지면서 교수들이 아예 영맨들을 만나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강하다"며 "공연히 구설수에 오르고 싶지 않은 것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사실 검은 정장을 입은 영맨이 교수실 앞에 서있는 것이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며 "영맨들도 그런 것을 인식한 듯 하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영맨들은 회사 뱃지를 빼고 면바지에 캐주얼 자켓을 걸치는 부담없는 패션으로 변해가고 있다. 또한 이동 또한 업무용 차량이 아닌 택시를 이용하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B대학병원 임상 교수는 "얼마전 때가 맞아 친한 제약사 직원과 이동하는데 항상 쓰던 차가 아닌 콜택시를 이용하더라"며 "아예 회사와 관련한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인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차라리 그렇게 이동하니 누가 보면 같은 직장 선후배끼리 이동하는 듯 보여 병원 앞에 나가도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라"며 "다들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것 아니겠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