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토요일 오후 4시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 전공의, 공보의 등 젊은의사 100여명이 입원전담전문의 설명회에 참석했다.
대한내과학회, 대한외과학회가 공동주최하고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주관한 설명회는 젊은 의사들이 호스피탈리스트라는 새로운 직군을 자신의 미래를 걸 수 있도록 확신을 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불안감을 완전히 없애기에는 아직 역부족이었다.
복지부 이스란 과장(의료자원과)은 "일각에선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정책 사생아'라고 칭하며 조만간 그만둘 제도아니냐는 질문을 받는데 정부는 반드시 본 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스피탈리스트가 새로운 진로 중 하나로 자리잡았으면 한다"면서 "그 과정에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한다면 적극 나서겠다. 정부를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젊은 의사들의 제도적 불안감이 높다는 점을 감안, 거듭 직업 안정성을 강조하며 정부 차원에서도 정책을 관철시켜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주제발표를 맡은 내과학회 강현재 총무이사(서울대병원) 또한 "최소 2000명 이상의 호스피탈리스트가 있어야 정상적인 입원환자 진료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그런 측면에서 호스피탈리스트는 향후 상당한 수요가 기대되는 직군"이라고 핑크빛 미래를 제시했다.
그는 이어 "직업적 안전성을 확립하고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확립하기 위해 당장 독립 분과는 어렵겠지만 내과학회 차원에서 세부 전문의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의사협회 이우용 의무이사(삼성서울병원)는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 호스피탈리스트에게 역할을 위임해야 하는 교수들의 인식 개선도 매우 중요하다. 의협은 교수 인식 전환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외과학회 이강영 간사는 "현재 시범사업이지만 한시적인 제도가 아니며 호스피탈리스트 급여는 기존 스텝수준을 맞출 것"이라면서 "다만 병동환자를 전담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 참여는 응급상황에서 제한적으로만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지부는 물론 관련 학회 임원들이 호스피탈리스트 제도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지만 젊은 의사들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현재 실제로 충북대병원에서 1년간 호스피탈리스트로 근무 한 정유숙 내과계 입원전담전문의는 "병동 내 환자 치료시 자문교수에게 의지하게 된다. 의사결정권자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면서 "내 환자라기 보다는 자문교수의 환자라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교수도 전공의도 아닌 새로운 직군이다 보니 동료들과의 관계도 모호하고 지위도 안정감을 느끼기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현재 분과 전문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초 계획대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이후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실제로는 6시 퇴근이 어려웠다"면서 "근무시간 이외에도 일과가 빡빡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젊은 의사들은 질의응답 세션에서 불안한 심경을 드러냈다.
공보의로 근무 중이라고 밝힌 한 내과 전문의는 "새로운 직군이 아니라 전공의 5년차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직업적 안정감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호스피탈리스트는 내과 전문의라면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충북대병원 정유숙 입원전담의가 분과 전문의를 준비하는 것을 보면 그렇지 못한 게 아니냐"라면서 "차라리 주니어 교수를 더 늘리는 편이 나은 게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동아대병원 내과 전공의는 "제도 연속성에 대한 고민이 크다. 결국 임상강사 혹은 펠로우 수준에 그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불안감을 제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