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의대 길병원 안성민 교수(혈액종양내과 및 유전체의과학과)는 13일 병원의료산업 희망포럼 특강에서 최근 일각에서 왓슨와 의사를 비교, 평가하는 것을 두고 이같이 주장했다.
왓슨포온콜로지는 암분야 세계적 수준의 병원으로 꼽히는 미국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 MSKCC(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가 해당 환자에 대해 어떤 의학적 결정을 내리는 지 알려주는 것일 뿐 인공지능 그 자체가 아니라는 얘기다.
안 교수는 "만약 한국의 A환자가 암환자 치료를 가장 잘한다고 인정받는 MSKCC에 갔을때 그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옵션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그들이 제시한 옵션이 정답은 아니며 한국의 보험정책 혹은 환자의 상황에 맞춰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왓슨이 유방암 환자에 대해 제시한 치료 옵션을 볼때 MSKCC가 선택한 약은 국내에선 보험이 적용안되지만 미국에선 주로 쓰이는 약인 경우도 있는 등 차이가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
즉, 인공지능과 의사 둘중 누가 맞느냐하는 게 아니라 MSKCC에서 치료법과 어떻게 다르냐 하는 점이 핵심이라는 얘기다.
안성민 교수는 왓슨을 진료에 도입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제시했다.
그는 "환자별로 약에 따라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의사 한명이 경험하고 기억할 수 있는 부작용 사례는 제한적이지만 왓슨은 의사가 확인하지 못한 부작용 사례까지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그는 암 환자가 병원을 떠돌며 고통을 받아야하는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미국의 경우 암환자가 치료받기 전 4~5군데 병원을 돌아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병원을 선택하고도 병원 내에서 전문과목별로 다른 얘기를 하면 또 다시 방황을 한다"면서 "왓슨은 다학제 의사 중 한명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초진 후 왓슨을 통해 다학제 진료를 의뢰하면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시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왓슨이 환자의 방황이 필요없도록 최적의 옵션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서 "그 다음 의사와 상의해 치료받으면 된다"고 했다.
안 교수는 "지금 질문을 던져야하는 것은 '인공지능 VS 인간'의 우성성 여부가 아니라 인공지능이 의사이 전문성을 어떻게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만약 대체한다면 기존의 현대의학 구조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 의사의 협업모델은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가, 병원의 구조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 하는 점을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