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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커지는 연명의료법 "소송 휘말릴까 두렵다"

발행날짜: 2017-04-27 05:00:53

암학회·임상암학회, 심포지엄 개최…임종 판단 전문의 2인 문제 지적

"의료소송에 휘말릴까 두렵다." "서식 처리를 위한 앱을 개발해야겠다."

내년 2월 이른바 연명의료법이 본격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의료계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명의료 결정에 대한 의료진의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 졸지에 의료진을 옥죄는 법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대한암학회와 한국임상암학회는 26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강당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법)에 대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최근 의료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연명의료법을 둘러싼 문제들이 집중적으로 대두됐다.

발제를 맡은 연세의대 최혜진 교수는 입법예고 중인 연명의료법 하위법령 상에서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 대한 판단을' 의사 2인으로 규정한 점과 함께 전공의를 배제시킨 점을 먼저 지적했다.

최 교수는 "담당의사와 해당분야 전문의 1인이 말기 판단 및 임종기 판단을 가능하도록 했다"며 "법이 시행되면 결국 1인 의료기관이나 1인 당직 의료기관에서는 임종과정 판단을 단독으로 시행할 수 없어 무의미한 연명의료가 행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동시에 12가지에 달하는 연명의료 시행 과정에서의 서식지 작성에 대한 부담도 털어놨다.

최 교수는 "과도한 서식지는 행정업무를 과다하게 해 의료진이 환자에 집중할 수 없게 한다"며 "경과기록 등의 의무기록이나 기존 진단서로 대체할 수 있다. 응급실 등의 의료환경에서는 서식지가 환자 돌봄에 방해가 되고 혼란을 조장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발제를 맡은 연세의대 최혜진 교수는 최근 14개 학회들이 발표한 성명서 내용 일부를 사례로 제시하며 연명의료법 문제점을 지적했다.
여기에 연명의료법 시행으로 인해 의료인이 자칫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도 우려사항으로 제기됐다.

항암요법연구회 안희경 완화의료분과위원(가천의대)는 "모든 임종대상 환자에게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이러한 법조문을 적용하기 힘들다"며 "벌칙조항도 14건이나 되는데 자칫하다 환자 및 가족들과 연명의료 결정 과정에서 소송에 휘말리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있다. 결국 진료에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상암학회 김도연 보험정책위원(동국의대)은 "최근 연명의료법 시행이 알려지면서 우려사항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관련 전문과목이 기피과로 전락 할 수 있다"며 "서식지 부담과 벌칙조항이 상당한 데 이런 상황에서 의료진이 양성이 될 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연명의료법은 의료진 위한 법" 복지부 읍소

이러한 불만 목소리에 복지부는 연명의료법은 의료진을 위한 법이라고 강조하며, 시행필요성을 설명했다.

복지부 황의수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연명의료법은 의료진이 연명의료 중단했을 때에 생기는 문제를 고민하면서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생겨난 법"이라며 "중단뿐만 아니라 유보라는 표현이 포함되면서 의료계의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즉 법 시행 후 DNL제도를 활용할 경우 처벌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인데 당연히 처벌대상도 안될뿐더러 연명의료법 상 처벌조항은 이를 위해서 만들어 진 것이 아니다"라며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당시 환자나 가족들의 의사와 반해 기록서가 작성될 경우를 염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복지부는 의료계에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서식지 작성 부분에 대해선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황 과장은 "하위법령에 서식지 관련 규정이 만들어졌는데, 이는 당초 연명의료계획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논의하면서 결정됐던 사항"이라며 "마련하고 보니 이제는 이걸 어떻게 작성하느냐는 의견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따라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의료기관들이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서식을 바꿔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