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7월,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젊은의사들 중심으로 실험적으로 도입한 15분 진료.
정확히 2년 후인 현재,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중증환자에 대한 집중적인 진료에 대한 수가 모형 연구를 추진 중이다. 이른바 심층진찰료.
대학병원의 고질적인 3분 진료를 패턴을 바꾸고 경증환자 진료 비중을 낮추자는 측면에서 서울대병원의 15분 진료와 심층진찰료는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대병원 15분진료 실험을 주도했던 임재준 교수(호흡기내과)는 심층진찰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제도의 방향성에 대해 직접 물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5분 진료 도입으로 환자 한명당 검사 건수는 감소하고 1, 2차 의료기관으로 환자 회송률은 높아졌다.
자연스럽게 환자 만족도는 높아지는 것은 물론 의료진도 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으니 업무만족도 또한 함께 올라갔다.
임재준 교수는 "15분 진료를 하면서 환자에게 자세히 설명하다보니 실제로 환자당 검사 건수가 줄었다"면서 "이는 의료보험 재정에도 도움이 되는만큼 그에 맞게 진찰료를 인상해줘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대학병원은 검사에 의존하는 구조인 만큼 환자 수와 검사 건수가 감소하는 것에 발맞춰 병원에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임 교수는 심층진찰료 도입과 맞물려 의료전달체계 개편 및 국민들의 연대의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이 대학병원에서 경증진료를 고집한다거나 동네병의원과의 의료전달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면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실험 중인 15분 진료도 신환만 대상으로 하기에 가능한 것"이라면서 "환자 군이 늘어나면 감당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설명을 충분히 해준다면 환자 민원은 문제가 되진 않는다고 봤다.
임 교수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소위 빅5병원을 찾는 환자의 상당수는 세컨드 오피니언(Second Opinion)을 구하고자 찾는 환자"라면서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자세한 설명이지 빅5병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설명을 듣고나면 동네 병의원으로 전원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
또한 임 교수는 심층진찰료 도입과 맞물려 해당 환자군 즉, 희귀·중증환자 대상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일단 심층진료가 필요한 환자 병명은 무엇인지, 1년에 몇회 진료가 적합한지 등 세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