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케어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의료기관에 대한 카드수수료 인하 등 세제감면 혜택을 확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로 의료기관의 경영난이 예상되는 만큼 세금 부담만이라도 줄여달라는 얘기다.
21일 전국대학병원 재무부서장협의회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적정수가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사실 수가 이외 카드수수료 등 의료기관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앞서 대학병원은 공공성을 인정받아 세제혜택 지원을 받았지만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세제혜택이 축소, 경영 부담이 커졌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는 세수확보 차원에서 지방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지방세 부담금을 확대했으며 지난 2012년 이명박 정부는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을 개정해 카드수수료를 인상한 바 있다.
실제로 메디칼타임즈가 전국대학병원 재무부서장협의회를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2016년 현재 상위 9개 상급종합병원의 평균 카드수수료 증가금액이 1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이하 여전법)이후 매년 카드수수료 비용이 증가했으며 A대학병원의 경우 연간 카드수수료 증가액만 약 33억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A대학병원의 카드수수료 증가액은 지난 2013년도 29억원에 그쳤지만, 2014년도 32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2016년도 33억원 증가했다.
지난 2013년도 카드수수료 증가액이 14억원에 그쳤던 B대학병원은 2016년도 20억원으로 급증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는 증가액 수치로 실제 세부담 규모는 10배 이상 높다는 점이다.
지방세 부담금 확대에 따른 경영난도 상당했다.
지난 2016년도 상위 9개 상급종합병원의 평균 지방세 증가액은 약 27억원. A대학병원은 지방세로 62억원을 추가로 납부했으며 C대학병원과 D대학병원은 각각 31억원을, B대학병원은 23억원 지방세가 증가했다.
상위 9개 대학병원의 지방세 증가액 규모는 240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의료기관에 세금 부담이 점점 더 커지면서 병원 재무부서장들은 세제혜택이 병원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 거듭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대학병원 재무부서장협의회 관계자는 "정부가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후속 대책으로 적정수가를 내걸었지만 실질적으로는 경영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과거 정부에서 무리하게 추진했던 세수확보 정책을 개선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책 변화로 병원의 비용부담이 커졌던 것을 다시 정책적으로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지난 19대 국회에서 의료기관의 카드수수료 인하 관련 법안이 아쉽게 불발된 만큼 정부차원에서 검토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