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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교수들 고압적 태도, 의사직업윤리위서 따지겠다"

발행날짜: 2017-08-24 05:00:57

김연수 진료부원장 "민원 지속 의료진 제재 검토…수련·연구분야도 적용"

지난해 고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 논란으로 윤리적 비판을 받은 서울대병원이 의사직업윤리위원회 발족을 계기로 의사의 직업적 윤리에 대한 내부 성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위원회 추진을 주도해온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은 2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의사협회 내 의사행동윤리강경이 선언적 의미를 갖는다면 의료기관 내 별도의 위원회를 설치함으로써 의료진의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 계획"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김연수 서울대병원 진료부원장
서울대병원은 다른 병원과 마찬가지로 윤리위원회, 인사위원회라는 조직을 통해 의료진의 폭행 등 병원질서에 어긋나는 행동에 대한 처벌 수위를 결정해왔다.

이번에 발족한 '의사직업윤리위원회'는 이와는 별도의 조직으로 의료진의 진료 영역 이외에도 연구, 교육 분야에서 의사의 윤리에 문제가 없는지를 따질 계획이다.

기존의 인사위, 윤리위에서는 다루기 애매한 윤리적 문제를 끄집어 내어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혹은 개선방안은 있는지 등을 짚어보겠다는 것이다.

가령, 외래진료에서 고압적 태도로 환자의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의료진의 경우 의사의 직업윤리에 문제는 없는 것인지 논의하는 기회를 갖는 식이다.

김연수 진료부원장은 "직원, 환자 누구라도 익명으로 의료진의 진료 등에 대해 제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서식을 마련했다"면서 "지속적으로 민원이 접수되는 의료진에 대해서는 직업윤리위에서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거듭 지적사항이 접수된 의료진에 대해 권고조치를 내리고 그래도 개선이 안되면 인사위원회에 회부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진료 이외에도 수련 및 교육 분야에서도 폭언 및 폭행을 가한 의료진이나 임상시험도 하지 않은 약이나 시술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연구윤리에 위배된 행보를 보인 의료진에 대해서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할 계획이다.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 내부인사 8인 이외 가톨릭대학교 구인회 교수(생명철학), 고대 법대 윤영미 교수, 고대안암병원 정지태 교수, 서울대 조성현 교수(간호관리학) 등 4명의 외부인사를 위원으로 임명했다.

내부인사 8인은 김연수 부원장 이외 김수웅 교육인재개발실장, 김선회 교수, 민승기 교수, 오명돈 교수, 이숭덕 교수, 조현재 교수, 하일수 교수 등이 맡았다.

김 진료부원장은 "첫 과제는 행동규범을 제정으로 9월 말경 열릴 예정인 두번째 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면서 "행동규정이 정립되는데로 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전체 임직원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 사안에 대해 익명으로 사례를 수집해 연보를 발간, 임직원들에게 직업윤리에 대한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의료진을 시작으로 장기적으로 간호사의 직업윤리위원회 발족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