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의료원이 최근 국가전략프로젝트로 떠오르고 있는 '정밀의료'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국비 630억원을 비롯한 총 750억원이 투입되는 고려대의료원 정밀의료 사업단이 공식 출범한 것이다. 이중 새로운 사업화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클라우드 기반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을 구축이다.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 사업단(이하 사업단)을 이끌어 나갈 고대 안암병원 이상헌 교수(연구부원장, 재활의학과)는 5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시스템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계획을 소개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란 유전체, 임상정보, 생활환경 및 습관 정보 등을 토대로 보다 정밀하게 환자 각 개인을 분류하고 이를 고려해 맞춤형 의료(예방, 진단, 치료)를 제공하는 차세대 의료 패러다임이다.
미국과 영국 등의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정밀의료를 미래 전략분야로 전망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등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단은 앞으로 의료기관 진료와 진료지원, 업무 등 주요 기능을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로 개발해 오는 2019년 사업화를 목표로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단의 경우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되며, 시스템 개발을 위해 삼성서울병원, 아주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가천대길병원과 삼성SDS, 소프트넷, 크로센트, 후헬스케어, 데일리인텔리전스 등이 참여한다. 여기에 공공기관으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참여기관으로 포함됐다.
특히 이상헌 교수는 시스템 개발이 완료돼 보급된다면 우리나라 병원 문화에 대변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교수는 "개발을 목표로 하는 시스템은 적극적으로 보급, 활성하기 위해 필수기능인 개방형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인 Open-API(Applic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공개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1~2차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영세 청구프로그램 업체들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기본적인 병원정보프로그램을 사업단에서 개발하면 이를 공개하고, 영세 청구프로그램 업체들은 이러한 시스템을 밑바탕으로 해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영세 청구프로그램 업체들이 만드는 병원정보시스템은 심평원 심사지침 등이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않는데, 이번에 개발하게 되는 시스템을 만들면 개선될 것"이라며 "세부 참여기관에 그래서 심평원이 들어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교수는 "시스템이 완성된다면 약 처방과 검사에 대한 금액을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삼성페이 등 페이션트 앱과 연동해 결제하고, 처방전을 약국으로 보내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며 "또한 카드결제도 현재는 건 당 80원씩 내야 하는데 앱을 통해 결제한다면 환자도 편해질뿐더러 병원의 추가 지출도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사업단장인 고대안암병원 이상헌 교수의 일문일답이다.
Q: 환자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개인정보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것 같다.
A: 개인정보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해도 환자 개인정보가 역추적 된다면 소용이 없게 된다. 그래서 이번에 활용하려고 하는 것이 블록체인 기술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는 없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의료정보가 어디로 흘러갔는지 그 이력을 계속 기록한다. 중요한 것은 의료정보를 한 곳 서버에만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분산돼서 저장되는 것이다. 즉 분산돼 저장되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해킹을 하려면 분산된 모든 컴퓨터를 해킹해야 하는데 위변조를 통해 얻는 이득보다 해킹부담이 너무 커서 사실상 시도되지 않을 것이다.
Q: 의료정보 활용 이록이 저장된다면 추가적인 장점이 많을 것 같다.
A: 그렇다. 환자의 질병정보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제대로 관리가 가능하다. 그동안 환자가 공익에만 환자정보가 사용된다고 해서 동의서에 서명한다고 해도 이를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러나 불록체인 기술은 확인이 가능하고, 향후 이를 활용한 '헬스 포인트'(가칭) 사업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 병원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이러한 헬스 포인트 사업이 활성화된다면 수익이 창출됨으로써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Q: 이번에 개발하려는 시스템의 특징을 꼽자면 클라우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A: 시스템을 개발할 때부터 심평원의 심사정보, 암 분석 솔루션 등이 탑재돼 있는 한국의 진료 맞춤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과 함께 원활한 병원 간 의료데이터 교환을 위해 공통 데이터 모델(CDM) 기반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대규모 시설, 장비에 대한 비용투자가 필요하지 않으며 매달 일정한 사용료만 내면 된다. 최근 국내 일부 병원들이 왓슨 온 콜로지를 도입하는데 이를 도입하려면 국내 병원 시스템에 맞추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번에 개발하려는 시스템은 이를 대폭 개선했다고 볼 수 있다.
Q: 시스템 개발 후 몇 개 의료기관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나.
A: 현재 81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여기에는 상급종합병원뿐 아니라 1~2차 의료기관도 포함돼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라면 지방 국공립병원들이 시스템 도입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병원정보시스템도 일반적으로 10년 주기로 업그레이드 시기가 도래한다. 상급종합병원이 지금 그러한 시기인데 지방 국립대병원의 경우는 이를 개선하려면 기재부로부터 몇 백억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되는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을 사용하면 사용료만 내면 쓸 수 있기 때문에 병원도, 기재부도 효율적일 것이다.
Q: 시스템 사업화 시기는 언제로 계획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2018년까지 모든 프로그램 개발을 완료하고, 2019년에는 고대의료원에서 테스트를 거칠 것이다. 이 과정이 완료된다면 2019년부터 클라우드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할 것이다. 앞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은 진행과정 과정마다 참여하려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9년에 시스템 활용을 위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시스템 개발이 완료됐는데 몇몇 병원만이 사용하는 데서 마무리된다면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 빅데이터 시장에서 선진국가로 부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구글이나 애플 같은 세계적 기업들이 이제 의료 빅데이터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앞서가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국가과제로 5년 후에 끝나는 것이 아닌 많은 병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등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