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적자 제조기'라고 불리는 어린이병원에 전남대병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7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어린이병원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 대학병원도 매년 재정난에 허덕일 정도로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
그럼에도 전남대병원이 어린이병원을 끝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전라남도 권역에서 소아환자를 위한 어린이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전남대어린이병원의 개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지난 26일 개원한 전남대어린이병원은 기존 2동과 6동 리모델링을 통해 지상 8층·지하 1층에 146병상 수용 규모로 건립됐다.
앞서 2010년도 보건복지부의 어린이병원 건립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된지 7년여 만이다.
진료과는 소아청소년과·소아외과·소아흉부외과·소아신경외과·소아정형외과·청소년부인과·소아피부과·소아비뇨기과·소아안과·소아이비인후과·소아정신건강의학과·소아재활의학과·소아영상의학과·소아마취통증의학과·소아진단검사의학과·소아병리과·소아핵의학과 등 총 17개과.
소아청소년과는 세부적으로 소아내분비, 소아신경, 소아신장, 소아심장, 신생아, 소아알레르기·호흡기, 소아혈액종양, 소아소화기영양, 소아감염 등의 진료 분야와 신생아중환자실·소아중환자실로 구성했다.
층별로는 지상 1층에 클리닉 1·2를 비롯해 채혈·채뇨실, 2층에 영상검사실·발달재활센터·기능검사실, 3층 진단검사의학과, 5층 신생아중환자실·소아중환자실·신생아실, 6층에 소아청소년과 병동 등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소아환자에 대해 전문적인 진료체계를 구축, 원인별·연령별 통합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특히 중증질환자·희귀난치성질환자·고위험 신생아 등에 대한 전문진료체계도 갖출 예정이다.
몇년 전 전라도 지역 소아환자의 사망사건 등이 터졌을 때에도 소아환자만을 위한 의료진에 대한 아쉬움이 제기된 만큼 앞으로 전남대 어린이병원은 소아환자의 의료공백을 채우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대어린이병원 국훈 초대 병원장은 "일반적인 소아질환은 물론 중증·희귀난치성 등 특정질환에 대해서도 신속한 협진체제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발달재활센터를 개설해 그간 다소 취약했던 소아재활 분야에 대해서도 새로운 치료의 장을 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전라남도 지역의 중증 혹은 희귀난치성질환자가 서울지역으로 이송해야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국 병원장은 "전문의가 없었던 특정 질환군에 대한 담당 전문의를 확보하고 다학제 진료를 통해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으로 어린이병원이 성장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인 우수한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서도 장기적인 비전을 내놨다.
일단 전남대어린이병원과 소아암 전문치료병원인 화순전남대병원과의 연계해 양 병원이 전공의의 순환근무제와 함께 환자진료 OCS를 공유하고, 매일 화상컨퍼런스를 통해 교육 및 환자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 병원장은 "우수한 소아청소년과 인력 배출을 위해 전공의 수련에도 각별히 신경쓰는가 하면 국내외 유명 대학 및 연구소와 함께 임상연구 및 기초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