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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해부학 수업을 임상교수에게 맡긴 이유는

발행날짜: 2017-10-17 05:00:40

이왕재 해부학회 이사장, 암울한 기초의학 미래 우려 제기

"세계적으로 한국 해부학회를 유치하는 등 주목을 받고 있지만 국내 해부학의 현실을 볼 때 10년후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암울하다."

대한해부학회 이왕재 이사장(서울의대)은 해부학회 창립 70주년을 맞아 16일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해부학의 미래에 대해 우려했다.

이왕재 해부학회 이사장
최근 서울의대는 임상교수 출신 2명(내과, 신경외과)을 해부학교실 교수로 발령, 해부학 수업을 맡겼다. 해부학교실 교수진 총 8명 중 2명이 기초의학이 아닌 임상교수로 채워졌다.

해부를 해본 적도 없는 PH.D출신의 교수를 더 이상 늘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궁여지책으로 임상의사를 영입한 것이다.

현재 서울의대 해부학교실에 PH.D출신 교수는 2명으로 최근 의과대학에서는 해부학 수업을 맡을 기초의학 출신 교수 부족으로 PH.D출신의 교수가 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그의 설명.

이왕재 이사장은 "해부학은 기초의학에서도 가장 중심이 되는 학문임에도 3D분야로 치부해 나서는 젊은 의사가 없다"면서 "특히 해부를 해본 경허이 없는 PH.D에게 해부학 강의를 교육을 맡긴다는 것은 엄청난 모순"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그는 "학문적으로 후속 세대를 생각하면 희망이 없다"면서 "과연 10년후 지금과 같이 해부학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 비참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해부학회는 세계 무대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왕재 이사장은 "70년전 제1회 학술대회는 12명이 시작했지만 현재 1000여명에 달하는 학회로 성장했으며 내년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해부학회를 유치하는 등 인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해부학회에서 올해 학회를 유치, 내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며 이 기세를 몰아 2024년 열리는 세계해부학회 유치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 학술행사 이외 학술지도 SCI급으로 수준을 높인다. 그는 "오는 12월 SCI등재가 최종 결정된다"면서 "한때 해부학회지에 대한 평가가 낮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자평했다.

그에 따르면 해부학회지는 지난 2010년 'Anatomy & Cell Biology(ACB)로 명칭을 변경, 세계화의 첫발을 뗀 이후 2010년 12월 28일 Pubmed에 등재한데 이어 2015년 8월 6일 SCOPUS에 등재됐으며 오는 12월 SCI등재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 이사장은 국소해부학(제3판) 교과서를 발간, 수십년 전 영어로된 책과 씨름할 필요 없이 우리말 해부학 책으로 쉽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학회의 역사가 깊어지는 만큼 변천사를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 올해 70주년을 기념해 '한국 해부학의 역사'를 발간했다"면서 "해부학은 의사를 양성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분야로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