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내 대기시간이 너무 길고 추웠다." "수술 중간에 마취가 깨어 약간의 통증이 있었다" "식사를 개선했으면 한다."
얼핏보면 지난 7월 도입한 환자경험평가에 대한 환자의 답변 같다. 하지만 이는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인 하나이비인후과병원에서 실시한 입원환자 만족도 조사 내용 중 일부다.
정부가 정한 환자경험평가 실시 대상은 500병상 이상 의료기관으로 40병상이 채 안 되는 규모인 하나이비인후과병원과는 무관하지만, 자체적으로 환자경험평가를 운영 중이다.
그것도 환자경험평가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7년전부터 말이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의 환자경험평가 역사는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매분기 평가를 실시, 최근 24차 평가를 마쳤다.
평가는 코, 목, 귀 수술로 입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며 조사방식은 전화가 아닌 환자가 직접 설문지를 작성하는 방식이다.
평가 항목은 정도광 대표 병원장을 포함한 모든 의료진과 간호사, 수술실, 기타 서비스, 환경 및 시설 등으로 구분해 항목별로 10점 만점에 점수를 매기도록 한다.
특히 의사에 대한 만족도는 '존중과 예의' '질문에 대한 경청' '쉬운 설명' 등으로 구분해 각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고, 의료진 한명 한명에 대한 평균 점수를 낸다. 환자가 직접 의료진을 평가하는 셈.
간호사에 대한 만족도 또한 '존중과 예의' '질문에 대한 경청' '쉬운 설명' '불편사항 처리' 등 항목별로 10점 만점에 점수를 낸다.
놀라운 것은 '환자경험평가'에 대한 개념조차 희미했던 2010년부터 도입했지만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환자경험평가 항목과 상당수 일치한다.
이에 대해 정도광 병원장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것을 보고 기존 우리 병원의 환자만족도 평가 항목과 유사해 놀랍고 새삼 자부심을 느꼈다"라면서 "의료기관의 질을 유지하는 데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매 분기별로 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확인하고 보완해야할 사항이 없는지 살펴본다"면서 "의료진에게 공개하지는 않지만 각 의료진별로 환자들의 만족도를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의료진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일 수 있지만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끊임없이 지속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